오늘 낮도 폭염주의보 발효…학교·지하철 등서 '춥다'VS'덥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정준영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열흘 빨리 열대야가 나타났다. 폭염에 따른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열대야는 밤새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11일 오후 6시부터 12일 오전 9시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은 25도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0일이나 빨리 찾아왔다. 서울의 지난해 열대야 시작일은 7월21일이었다.
밤은 물론 낮에도 더운 건 마찬가지다. 1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9도로 평년보다 3도나 높았다. 12일 낮 최고기온은 33도로 예상돼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로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발표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폭염주의보가 내린 곳의 일 최고열지수는 32~41도로 나타나겠다. 일 최고열지수는 실제 온도와 습도를 고려한 결과값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온도'와 같은 맥락이다.
'폭염 민원'도 크게 늘고 있다. 학교 도서관처럼 중앙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하는 곳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춥다'는 사람들과 '덥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서울 S대학교에 재학 중인 서모(27)씨는 "폭염이 한창인데 도서관에서 실내적정온도를 고집하니 너무 덥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반면 같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임모(24)씨는 "도서관 냉방이 과하다"며 "에어컨 바람이 미치지 않는 자리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해당 도서관의 실내적정온도는 평상시 27도, 습도가 높은 날은 26도로 유지되고 있다. 도서관 냉난방을 담당하는 김모(41)씨는 "날씨가 더워 냉방을 세게 하면 춥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냉방을 줄이면 덥다고 민원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하루 이용객 600만명이 넘는 지하철 또한 여름이 시작된 이후 매일 냉방 관련 민원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제기된 전동차냉난방 관련 민원은 총 37만8188건이다. 전동차냉난방 관련 민원이지만 매년 5~9월 동안만 건수를 집계한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냉방 민원인 셈이다.
민원은 2013년 17만5024건, 2014년 22만6862건, 2015년 28만6362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냉난방 관련 민원은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5~9월에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냉방 민원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 전동차 내에는 2004년부터 약냉방칸이 만들어졌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하철 5~8호선의 경우 '약냉방칸이 덥다'는 민원이 쇄도하면서 2009년 5월부터 2011년 8월 말까지 약 2년 동안 약냉방칸 운영이 중단되는 일도 발생한 바 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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