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분 베를린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시 주석과 만나 양자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회담은 40분으로 예정돼 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어 문 대통령의 3번째 정상회담 파트너이다.
시 주석은 회담 예정 시각 보다 2분 늦은 9시 2분 회담장에 도착했고 문 대통령은 9시 5분에 회담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직후 이뤄지는 두 정상의 만남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접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5일 오후 베를린 총리실에서 가진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만찬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까지 역할에 더해서 조금 더 기여해주기를 기대한다. 내일 시진핑 주석을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정말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과의 회동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와 관련해 ‘운전석’에 앉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구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한국 주도와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지만 문 대통령의 구상이 실행에 옮겨지기 위해서는 시 주석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문 대통령이 남북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북한 핵·미사일 동결과 관련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압박해 ‘대화의 입구’로 끌고 나올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시 주석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싸고 두 정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시 주석은 2일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가진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 중에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사드 배치와 관련된 의구심은 거둬도 된다”며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당초 친중 성향으로 평가되던 문재인 정부에 매우 호의적이었지만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기류가 다소 바뀌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과 우리 정부 모두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중국은 지난 4일 북한의 ICBM 발사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평화의 궤도로 되돌리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5일 베를린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북핵 문제,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저와 새 정부를 믿으시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힘을 실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를린=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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