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그룹, 정씨 오너일가 지분율 41.97% 달해
'호식이두마리치민'은 최호식 전 회장의 100% 개인회사
김성주 전 회장의 성주디앤디 지배력도 막강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이 지난 21일 오전 경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서울강남경찰서로 출두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지난 6월5일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지 한달이 지났다. 한달 후 풍경은 어떻게 변했을까. 최 회장은 사과와 함께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이른바 보여주기 '액션'만 취했고,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 '오너리스크' 불똥은 오롯이 가맹점주 몫이 됐다.
'오너리스크'로 불거진 프랜차이즈 갑질 사건이 시간이 흐를수록 양파 껍질 벗기듯 새로운 '갑질'이 계속 튀어나오면서 이를 바라보는 가맹점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갑질 기업으로 찍힌 오너들이 일제히 직함만을 내려놓은 면피용 사임 '액션'만을 취할 뿐, 가맹점주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방안 등은 전무한 상황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갑질 논란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대표적인 인물은 토종피자업체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운영한 MP그룹의 오너다. 정우현 MP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대국민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나 신분이 전 회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는 보여주기식 사임에 불과하다. 막대한 지분을 보유한 만큼 언제든 다시 신분이 원위치 될 수 있기 때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정 전 회장은 16.78%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아들인 정순민 부회장도 16.78%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들이 가진 지분을 더하면 총 41.97%가 된다. 즉 정 전 회장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지분을 쥐고 있는 현재 상황으로는 여전히 그룹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입하면서 중간업체를 끼워넣는 방법으로 50억원대 이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또 이에 항의하며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 공세로 보복출점을 감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정 전 회장이 가족들을 MP그룹과 계열사에 취직시킨 뒤 수십억원의 급여를 받게 한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MP그룹 측은 "현재까지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확정된 사실이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다시 밝히겠다"고 말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상황도 똑같다. 더욱이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경우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다. 즉 최호식 회장의 100% 개인회사라는 것.
따라서 관련법상 최 회장이 자리에 물러나고 후임 회장이 경영권을 얻기 위해서는 호식의두마리치킨 브랜드를 폐업해야한다.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회장직 교체를 위해서는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변경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최 회장의 '사임'은 꼼수에 불과하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도 지주사 격인 '성주디앤디'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실질적인 지배력 만큼은 여전히 막강하다. 김 회장은 성주디앤디 지분 94.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5.18%)도 오랜 사업 파트너인 송문호 씨가 갖고 있다.
2005년까지만 해도 성주디앤디는 김 회장 소유의 100% 개인회사였다. 이듬해 김 회장이 구주 일부를 팔면서 지분율이 97%로 떨어진다. 2010년 들어 한 번 더 구주를 팔면서 현재의 지분율(94.82%)이 만들어졌다.
성주디앤디는 작년말 기준으로 2689억원의 잉여금도 보유하고 있다. 잉여금이 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김 회장이 배당 수혜 과실을 온전히 향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갑질 논란에 휩싸인 업체들이 잇따라 회장직함만 내려놓았지만 사실상 최대주주이고, 오너일가가 지분을 쥐고 있거나 개인사업자인 만큼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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