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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4차 산업혁명, 본질은 혁신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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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4차 산업혁명, 본질은 혁신의 일상화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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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혁신과 새로운 산업들이 창출되고, 이에 따라 경제와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는 현상을 산업혁명이라고 한다. 지금의 변화를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이라고 한다면 그 핵심 발명은 무엇일까.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이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데 이의가 없다. 증기기관의 발명 이후 철도, 전기, 제강기술, 자동차, 비행기, TV, 컴퓨터, 인터넷, 무선통신, 유전자 분석,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 발명이 경제와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혁명이 시작된다고 주장하려면 매우 큰 신기술 발명에 대해 합의가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컴퓨터의 발명이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으뜸가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컴퓨터 이전의 기계 발명은 모두 우리의 육체노동을 경감 혹은 자동화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반면 컴퓨터는 우리의 생각을 자동화해 정신노동을 대신하는 기계다. 즉 우리의 두뇌를 증강시켜주는 기계다.


영국의 천재 수학자 튜링은 2차대전 중에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는 기계 개발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튜링은 범용기계(Universal Machine)를 고안한다. 하나의 기계지만 지시사항(프로그램)이 달라짐에 따라 다른 기계처럼 작동하는 기계다. 바로 컴퓨터의 개념이다.

튜링의 범용기계는 전자장치로 구현돼 컴퓨터라는 이름으로 상용화한다. 이어 반도체기술로 하드웨어는 소형화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과 산업이 중요해진다. 초고속통신 능력과 전자기술 덕분에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쉽게 이동하고, 복제해서 나눠 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여러 배경이 컴퓨터 프로그램 산업, 즉 소프트웨어(SW) 산업을 태동하게 했다.


이렇게 보면 요즘의 놀라운 인터넷과 AI 성과는 70년 전에 시작된 컴퓨터 기술의 기하급수적 파급 효과일 뿐이다. 이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 기술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기존 기술의 적용일 뿐이다. 튜링은 그의 범용기계를 발명한 직후, 이 기계로 인공지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즉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람의 지능을 기계에 옮겨놓으면 그 기계는 지능적 행동을 수행한다. 우리는 SW 중에서 그 성능이 사람에 버금가면 그때서야 이를 AI라고 부른다.


기술의 본질과 그것이 가져오는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의 융합이다. 즉 업종 간의 벽이 없다는 것이다. 검색회사인 구글이 자율자동차를 개발하고, 산업기기 제조회사인 GE가 사물인터넷을 이용하는 SW 플랫폼을 팔고 있다. 이러한 융합을 선도하는 것은 바로 디지털 기술, 즉 컴퓨터 기술이다.


지금 여러 분야에서 태생적으로 디지털적인 회사들이 혁신을 선도한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을 지칭하는 'FAANG'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다. 이들은 SW 능력으로 경쟁의 법칙을 바꾸고, 기존 질서를 파괴하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외국 언론에서는 이를 'SW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나는 이것을 SW 혁명이라고 부른다.


2013년 9월 영향력 있는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구글이 죽음을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커버를 장식했다. 구글은 SW 전문회사다. 의료기기를 만들지도 않고, 의약품을 생산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뚱맞다고 생각한다면 세상을 잘 모르는 것이다. 이제 SW와 AI능력이 있으면 못 할 것이 없다. 반대로 SW와 AI 능력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혁신의 일상화다. 혁신은 디지털 기술에서 나온다. 또 혁신은 공정한 경쟁이 필수다. 공정하지 못했던 구태를 혁파하되 경쟁을 포기하면 안된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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