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빼고 금강산서 매년 행사…文정부 민간접촉 대부분 승인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대그룹이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4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중 통일부에 금강산 방문 신청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이 교착상태에 빠진 현대그룹의 금강산ㆍ개성공단 관광사업, 개성공단 건설사업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내달 4일 정 전 회장의 14주기를 앞두고 이달 중 통일부에 대북 민간접촉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다. 통일부에서 대북 민간접촉 승인이 나오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평화위)에 방북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2008년 이후 매년 정몽헌 전 회장의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진행해왔다"며 "올해 14주기 추모식도 상황이 조성되면 금강산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금강산 현지에서 정 전 회장의 추도식을 열어왔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하는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방북을 추진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감안하면 방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대아산측은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여건의 민간 차원 대북접촉 신청은 모두 받아들여졌다.
다만 방북 승인의 경우 8월 한미연합훈련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론 등 변수가 많다. 방북 승인받은 민간업체에 북측이 '(민간단체 교류 이전에) 정치ㆍ군사적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그룹의 금강산 추도행사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북측이 현대그룹의 방북을 수용하고, 우리 정부도 방북을 승인할 경우 금강산과 개성공단 관광 사업 재개에 대한 의견교환도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금강산과 개성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건설사업의 개발사업자인 현대아산은 관광 재개에 대비해 현지 인력 수급과 시설 정비, 차량 조달 등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경우 현대아산은 개성공업지구 총개발업자로서 1단계 공장구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아산의 금강산ㆍ개성 관광 사업 연간 매출액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되기 직전 해인 2007년 기준 114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4.6%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액 911억원, 영업손실 73억원, 당기순손실 240억원을 기록했다. 관광(8.5%), 경협(20.8%) 부문의 매출액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년대비 전체 매출액은 38% 이상 줄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