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의 근거로 들고 있는 한미 무역수지 불균형은 FTA 때문이 아니라 양국의 경제·산업 구조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일 '한미 FTA 재협상 관련 양국 정상회담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은 미국에 비해 저축 지향적이고 제조업 중심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며 "최근 미국이 경제 호조에 따라 수입 수요가 증가해 한미 간 무역수지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와 경기 회복으로 미국산 수입이 크게 증가해 한미 간 무역수지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5월 대미(對美) 상품수지는 68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억7000만달러 줄었다.
무역협회는 "한미 FTA 발효 이후 양국 모두에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가져 왔다"며 "그 평가도 각국의 경제 구조와 상품, 서비스, 투자 등 종합적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최근 한미 상품수지와 FTA 관계에 대해 한미 FTA가 미국 무역수지 적자 완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2011~2016년 세계 교역은 13.0% 감소한 반면 한미 교역은 12.1%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8.5%에서 10.6%로 2.1%포인트 높아졌다. 또 한미 FTA 이후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배 이상 증가, 미국의 대(對)한국 투자를 약 56억달러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복 통상연구실장은 "한미 간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는 기본적으로 양국 간 경제·산업 구조 차이에서 발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이며 무역수지 불균형 완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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