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S '셰일가스·자원개발'서 협력 모색
한화는 '항공 엔진·방산', 두산은 건설기계 사업 활발해
한국GM 등 외국계 기업 참가로 협력의미 더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하는 기업 중 SK와 GS에선 각각 최태원 회장과 허창수 회장이 참석한다. 에너지·자원개발을 대표하는 이들 기업은 현지에서 관련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석유개발(E&P) 사업 본사를 서울에서 휴스턴으로 옮기고, 오클라호마주 털사 지역에서 셰일가스를 개발 중이다. GS글로벌도 GS에너지와 함께 2012년 미국 유전개발 전문업체인 미국 롱펠로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40%를 인수, 오클라오마주 육상 네마하광구를 개발하고 있다.
셰일가스 직도입도 진행 중이다. SK E&S는 올해 1월 6만6000t을 도입한 다음 2019년부터는 20년간 220만t 규모의 셰일가스를 들여오기로 했다. GS EPS도 2019년 200만t 규모의 미국산 셰일가스를 수입한다. GS칼텍스는 앞서 국내 정유업계 처음으로 두차례에 걸쳐 미국산 셰일오일 200만 배럴을 들여오기도 했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은 다우케미칼 고부가 포장재 사업을 인수하는 등 미국 기업과의 인수합병도 활발하다.
재계에선 SK와 GS가 이런 사업들을 바탕으로 추가 투자계획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와 GS는 공기업 중 유일하게 동행하는 한국가스공사·한국투자공사와 이번 방미 기간에 셰일가스 수입 확대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할 수 있다.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한미 무역 불균형을 문제삼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셰일가스 도입은 이를 완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 대신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가 경제사절단에 참석하기로 했다. 한화테크윈은 한화그룹 내에서 미국과의 사업 연관성이 가장 크다. 한화테크윈은 국내 대표 방위업체로 미국 방산회사인 레이시온, 록히드마틴 등과 기술도입·생산 등 사업협력 중이다. 미국 항공기엔진 제조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GE), 프랫 앤드 휘트니(PW) 등에 엔진용 부품도 수출하고 있다. 신 대표는 이같은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협력 강화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방미기간 중 록히드마틴, GE 등을 만나 사업을 논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은 중장비업계를 대표해 박정원 회장이 동행한다. 두산그룹 내 계열사인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 분야에서 북미 1위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의 60%가 북미에서 발생할 만큼 지위가 독보적이다. 트럼프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를 내걸면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기도 했다. 이 외에 두산그룹은 미국 기업인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하며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현지에 판매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LS그룹 역시 트럼프 인프라 투자 수혜기업이다. LS그룹은 올 3월 334억원을 들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전력 케이블 공장을 인수했다. 트럼프가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면 LS전선의 케이블 판매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도 미국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진그룹에서는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 조양호 회장이 참석한다. 한진그룹은 그룹의 주축인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대미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방미에 앞선 23일 미국 LA에 73층짜리 특급 호텔 '윌셔 그랜드 호텔' 개장식을 열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자국내 투자유치와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3월에는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번 방미 동행으로 한진그룹이 대미 사업진출 교두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한국GM과 한국3M 등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기업들도 이번 순방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제협력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암참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암참이 한미 대화창구로 떠오르면서 역할이 커졌고 많이 바빠졌다"며 "이번 순방에서도 한미 간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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