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리처드 하스 美 외교협회장 접견
한미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현안 대화 나눠
하스 "정상회담서 혈맹역사 설명하면 좋을 것"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근간으로,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꼽히는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과 만나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동맹의 발전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가 미국 조야에 확산되도록 조언하고 지원해달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돈독히 하고자 하며 이를 기반으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통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 구축, 동북아 평화와 안정 확보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를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스 회장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구상에 공감한다"며 "한미 양국 정상이 첫 만남을 통해 우의와 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한미동맹이 강화·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하스 회장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근대사와 문 대통령의 역사가 궤를 같이하는 부분 있어 함께 설명하면 좋아할 것"이라며 "월남전 참전, 이라크 파병 등 미군과 함께 세계 도처에서 싸운 혈맹의 역사를 설명하면 좋을 것"이라고 문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오는 22일 중국을 방문하는 하스 회장은 중국 측 인사들과 만나 "사드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중국이 염려할 문제는 아니라는 기존의 주장을 하겠다"는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존경하고 좋아하는 스승"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보수 진영의 거물이다.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선 중동정책 선임보좌관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는 국무부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1994년에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폭격을 주장한 대북 강경론자다.
하스 회장은 전날 한국고등교육재단 초청 강연에서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고려하면 사드 시스템 배치를 늦추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를 '비현실적 목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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