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연구 용역 발주...전문가 포럼도 7월 말 개최...정부도 본격 준비 나서 귀추 주목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10년, 자치경찰제로의 전환을 위한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시는 오는 10월 말 나오는 이 용역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에 맞는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2004년부터 시행되는 제주자치경찰단의 사례와 해외 자치경찰제 현황을 조사해 서울시의 특수성을 반영한 자치경찰제 모델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는 현재의 특별사법경찰을 자치경찰제로 전환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회적ㆍ제도적 여건 마련, 기존 특별사법경찰 활용 방안, 자치경찰 전환 시 조직ㆍ인력 등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을 연구한다. 기존 특별사법경찰의 실태를 분석하고 향후 운영 방안도 제시한다. 시는 이같은 연구를 위해 오는 7월 말쯤 학계 전문가 등을 초청해 자문 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다.
시 특사경 관계자는 "기존의 연구들은 기초단위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광역 시ㆍ도 차원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연구가 안 된 상태"라며 "광역 단위의 자치경찰제 시행 방안과 함께 국가 경찰과의 역할 분담 계획, 예산ㆍ조직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을 찾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도 지난해 연구 용역을 통해 2019년 까지 조례 제정 등 준비 작업 등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치경찰제를 시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연구 용역 결과에선 형사, 보안, 경비 등 업무는 기존처럼 국가경찰이 맡되 교통ㆍ위생환경ㆍ안전 등은 자치경찰이 하는 방안이 도출됐었다.
이와 관련 국내 첫 시범 도입된 제주자치경찰의 경우 일반적 수사권을 갖는 외국과 달리 환경ㆍ산림ㆍ관광 등 제한된 분야만 수사할 수 있어 한계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직무집행중 범죄를 발견하거나 수배자를 찾더라도 스스로 수사ㆍ체포하지 못하고 국가경찰에 신고하고 인계해야 한다. 특히 현행범만 체포할 수 있고, 체포한 범인도 국가경찰에게 인도해야 해 제대로 된 '경찰'이라고 불리기 어렵다. 공무집행 도중 폭행을 당해도 스스로 체포ㆍ입건해 수사하지 못하고 국가경찰에 신고한 후 진술하는 등 '일반인'과 다를게 없다.
그동안 정부ㆍ경찰과 서울시가 자치경찰제 도입 단위를 놓고 이견을 보여 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정부ㆍ경찰은 생활치안 등에서 국가경찰과의 역할과 중복될 우려가 있어 기초 단위로 자치경찰을 도입해 교통, 방범, 경비 등만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서울시는 기초단위로 하면 지역 토착세력과의 밀착, 재정 형편에 따른 지역간 치안서비스 격차 등이 우려되므로 광역단위로 시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자치경찰제 도입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정부도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 취임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국가경찰제로는 방범, 생활 안전 등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지역 특성과 주민 요구에 부합하는 치안서비스를 위해 자치경찰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