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임철영 기자]문재인 정부가 점차 구색을 갖추면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역시 '그립(조직 장악력)'이 커지는 모습을 보인다. 새 정부 출범 초기 정부 부처 정책의 최종 책임자인 장·차관이 공석이다 보니 정책 협의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각 부처 수장이 속속 결정되면서 막바지로 향하는 국정기획위의 국정과제 협의 과정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20일 오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간담회를 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제1분과 주관으로 열리지만 국정기획위원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하는 등 무게가 실렸다. 김 공정위원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기준은 국정기획위에 가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 대변인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김 공정위원장과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소개했다. 공정위와 관련한 굵직한 현안들이 탄력을 얻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김 공정위원장 임명을 마침에 따라 공정위원회 관련 국정과제 등도 탄력을 받게 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6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유통가맹점 보호 방안, 원자재 외에도 최저임금 인상 시에도 하도급 납품단가 인상을 보장하는 방안 등을 보고한 바 있다. 김 공정위원장 임명 이후 경제민주화 관련 핵심 의제들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한창 논란이 되는 통신비 인하 문제도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 결정되면서 속도가 붙었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통신 기본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통신비 인하 문제를 두고서 미래부와 협의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자문위원인 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6일 "미래부는 진정성 있는 태도나 고민한 대안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업무보고 중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차관 임명 뒤 보고를 재개키로 했다.
이처럼 부처 수장이 정해진 뒤 국정기획위와 정부 간 협의가 원활해지는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를 이끌 수뇌부 구성과 맞물려 있다. 특히 이번 정부는 정권교체의 성격을 띠게 되면서 정책 방향이나 국정 철학 등이 크게 달라진다. 이 때문에 기존의 정책 방향을 대폭 손봐야 하지만, 장·차관 등 수뇌부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내각이 점차 구성되면서 정책 변화 등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새 정부 각 부처 수장과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위가 협의에 나설 수 있는 것도 보궐선거로 구성된 정부의 한 특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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