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고공행진해온 농·축·수산물값
AI 확산세 주춤하지만 가뭄 심화…가격 안정 요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고 가뭄도 이어지면서 밥상 물가 불안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데이터를 보면 달걀과 닭고기 가격은 지난 3일 제주 등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사례가 나타난 이후 들썩여 왔다.
지난 16일 기준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933원으로 평년 가격(5526원) 대비 43.6% 높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5190원)보다는 52.8% 비싸다. 지난달 24일 8000원에서 이달 2일 7839원으로 떨어졌던 달걀 가격은 오름세로 돌아서 8000원대를 넘보고 있다.
닭고기 1㎏ 소매가(중품 기준)는 이달 들어 5800원대와 5900원대를 왔다갔다 하며 불안하다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9일 5910원을 기록한 뒤 6거래일 연속 가격이 하락해 16일 5655원까지 떨어졌다.
농산물 물가는 전반적으로 3월 이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일 가격은 전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가뭄 피해가 심화하면서 일부 노지채소는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가뭄 발생 후 적어도 3개월 이상 농·축·수산물 가격과 소비자물가가 상승했다.
양파(1kg 상품·1999원)의 16일 소매가는 평년보다 각각 20.5% 높다. 공급량 감소로 인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재배 면적이 지난해보다 5~10% 줄어든 상황에서 가뭄이 겹쳤기 때문이다. 가락시장 도매 시세를 보면 양파(상품, 1kg) 도매가는 지난해 6월 평균 679원이던 것이 올해 6월 들어선 1098원으로 1년 새 60% 급증했다.
이 밖에 마늘(깐마늘 1㎏ 상품·9760원)은 22%, 당근 상품 1kg(3447원)은 15.3% 비싸다.
16일 한우 등심(100g 1등급·7830원) 소매가는 평년 대비 21% 높다. 한우 갈비(100g 1등급·5016원)는 15.2% 비싸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252원) 가격은 8.3% 높다.
수산물 가격 역시 불안하다. 특히 이달 물오징어(중품 1kg) 평균 도매 가격은 9029원으로 지난해 연평균 도매가(5503원)의 1.6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오징어 주산지인 동해의 조업량이 크게 감소하며 원양산 오징어가 대체제가 된 상황이다. 원양산 오징어마저 운반선 침몰 악재에 가격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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