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코오롱 고객지원센터장, 32년 경력 물류 전문가
'인연론' 강조…"더 나은 미래 위해 따뜻한 센터 되길"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고속도로와 봉담-동탄간 고속도로가 만나는 동탄 JC에 인접한 화성시 동탄면에는 지난해 2월 동탄 코오롱 고객지원센터가 새롭게 오픈했다. 코오롱 고객지원센터는 대지면적 9798평(3만2390㎡), 물류 보관면적 2만4643평(8만1464㎡) 규모로 국내 패션업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스마트 패션 물류센터'다.
이곳의 총괄 책임자인 김창호 고객센터장은 괄괄한 성격의 인물로, 업계에서는 '현장통'으로 통한다. 1984년 아르바이트로 코오롱 물류센터와 처음 인연을 맺은 그는 20여년 만인 2005년 과장 직급 최초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물류 센터장이 됐다.
김 센터장은 고객지원센터에 대해 "고객 지원 강화를 위해 물류뿐만 아니라 고객상담, 콜센터 기능까지 겸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센터명에 물류 대신 고객지원을 넣은 까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이 물류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지독한 가난 때문이었다. 그는 "너무 가난해서 공부 대신 사회생활을 먼저 하게 됐다"며 "18살부터 태극기를 올리고 내리는 급사부터 웨이터까지 돈이 되는 건 뭐든 다했다"고 말했다. 자식에게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던 김 센터장은 지인의 소개로 코오롱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다.
과장직급 최초로 물류센터장이 된 그가 현재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사람'이었다. 김 센터장은 "그동안 맺은 인간관계가 내 자산"이라며 "내 사람 만들려고 통닭집 가서 생맥주도 엄청 마시고, 회사 창립기념일마다 시골집 마당에는 말단 직원부터 임원을 모아 돼지구이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월급날에는 술집 외상값부터 갚는 게 일"이라고 회상하며 "회사를 그만둔 이들과도 아직까지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마인드도 또 다른 성공 비결이다. 김 센터장은 "매장에서 한 장의 제품을 요청하도라도 꼭 터미널 버스에 태워 보내줬다"며 "돈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점주 혹은 고객이 원하는 것은 들어줘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물류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패션업계도 마찬가지다. 물류는 디자인, 기획, 영업까지의 과정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그는 "물류는 생명과도 같은 피와 같다"고 말하며 "어디 한 군데가 막히면 암 덩어리가 생기는 것처럼, 물이 돌다 멈추면 '삐걱'이기 마련"이라며 물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에게 물류란 '가족'이자 '친구'였다. 물류업에 종사한지 올해로 32년째. 그는 "30년 넘게 물류 한 가지만 해서 그런지 같이 인생을 살아가는 동반자 같다"며 "언제 떠날지 모르겠지만 후배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관리해주고 막걸리도 함께 먹을 수 있는 따뜻한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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