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정책 영향력 행사' 우려 불식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맡은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24일 "사드 문제는 외교부 등 소관부처에서 풀어갈 일"이라면서 현안에 적극적인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교수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특보가 개입할 부분이 아닌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교수의 이 같은 언급은 오랜 기간 문 대통령의 외교 책사를 맡은 이력을 바탕으로 외교안보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 교수는 "청와대에서 큰 줄기를 결정하면 외교안보 부처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찬 대중국 특사를 비롯해 홍석현, 문희상 등 대미, 대일특사는 이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에게 특사 방문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보고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 미국의 방침이 전달될 것으로 보여 사드 갈등 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중국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우리나라의 특사 방문 성과에 대해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해법을 들고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빈손 방문에 그쳤다는 게 중국 내부의 평가라는 것이다.
문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도 잘 다뤄나갈 수 있다"며 남북관계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또 "남북관계에서 어떤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면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도 잘 조율될 수 있다"고 말해 한중간 사드갈등이 단기간에 다뤄질 이슈가 아니라는 입장을 시사했다.
문 교수는 또 '5·24 조치' 7주년을 맞아 "천안함 사태를 잊어서는 안 되지만 5·24 조치는 현실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라 시행된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로, ▲개성공단 등을 제외한 방북 불허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불허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담고 있다.
그는 "현실적으로 5·24조치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니냐"면서 "다만 즉각 해제한다기보다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봐가며 유연하게 풀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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