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일 개장 후 불만 제기되자 대책 마련 나서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20일 개장한 서울로7017(옛 서울역 고가도로)을 두고 일부 불만이 제기되자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통행로가 좁아 너무 번잡하다는 지적에 따라 입장 인원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한편 그늘막 등 편의·휴식 시설도 추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개장한 서울로7017에는 오후10시까지 15만 여명이 몰려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보행 통로의 폭이 너무 좁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특히 서울로7017 보행통로 양쪽에는 지름 1.7~4.8m의 원형 화분 총 645개가 자리 잡고 있어 보행자들이 몰릴 경우 통행에 지장을 줬다.
대학생 이유나(24)씨는 "개장일이라서 사람이 많은 걸 감안해도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다"라며 "곳곳에 놓여 있는 화분이 길을 가로막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로7017에서 패션쇼나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시민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걷는 구간이 발생했다.
시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며 입장 인원 조절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원래 편도1차선이었던 고가도로에 화분을 놓다보니 사람들이 몰리면 길이 좁아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일시 수용 인원을 최대 5000명 정도로 잡고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서울로7017의 혼잡도를 낮추고자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5000명으로 잡았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5000명 이상이 넘어가면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횡단보도나 엘리베이터 등 서울로7017로 진입하는 길을 차단할 계획이다.
다만 이날은 개장일이었기 때문에 동시 수용인원이 5000명을 넘었어도 막을 수 없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관심이 컸기 때문에 막을 수 없는 딜레마가 있었다”며 “공무원들이 서울로7017 곳곳에서 통로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늘막 등 휴식, 편의 시설도 보강할 계획이다. 이날 뜨거운 날씨에 달아 오른 콘트리트 덩어리들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줬다.
시는 그늘막을 추가 설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수목이 풍성한 단계가 아니라서 (시민들이) 모두 만족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다”라며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방안을 좋은 쪽으로 검토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로7017은 도심재생 사업 중 하나로 서울역 고가를 보행길로 만든 것이다. 서울역 고가는 1970년 8월15일 완공돼 2015년 12월13일까지 45년 4개월 동안 차로로 사용됐다.
20일 개장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5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등 인기를 끌었다. 21일에는 ‘거북이 마라톤’과 ‘서울드럼페스티벌 시민경연’ 등이 서울로7017에서 진행된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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