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서울 종로 세운상가 일대의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열린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 선도사업지역(43만9356㎡)에 대한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이 원안 가결됐다고 12일 밝혔다.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은 지난 3월 박원순 시장이 발표한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담고 있다.
세운상가는 지난 1968년 지어진 국내 첫 주상복합타운으로 한때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렸다. 그러나 1987년 용산전자상가가 건설되며 1990년대 이후 상가 대부분이 자리를 떠났다. 침체 일로인 세운상가 일대를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통해 사통발달의 보행 중심축,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재도약시키겠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내용도 다시 찾는 세운(산업 재생), 다시 걷는 세운(보행 재생), 다시 웃는 세운(공동체 재생)으로 크게 나눴다.
세운상가군은 세운초록띠공원(옛 현대상가)과 세운상가 가동, 청계·대림상가, 삼풍상가·풍전호텔, 신성·진양상가 등 종로부터 퇴계로까지 남북으로 1㎞ 이어진 7개 건물을 통칭한다. 이 일대 재생은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구간(1단계)과 삼풍상가~진양상가~남산 구간(2단계)으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 세운상가 일대는 청년과 장인이 함께하는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다음 달부터 세운 메이커스 큐브, 세운협업지원센터가 운영된다. 세운 메이커스 큐브는 드론개발실, 스마트 의료기개발실 등 29개 창업·지원 공간으로 지난 3월 입주기업을 모집,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앞서 지난 3월 문을 연 세운SEcloud(아세아전자상가 3층), 세운 메이커스라운지(지하보일러실)에서는 4개 전략기관과 협력해 스타트업의 창업 기반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보행길도 재정비한다. 종로부터 퇴계로까지 남북 방향으로 약 1㎞에 달하는 세운상가 일대를 청계천과 교차하는 보행 중심축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1단계로 종묘~세운~대림상가 구간에서 데크 정비(5월)를 비롯해 다시세운광장 조성(8월), 공중보행교 설치(8월)를 단계별로 추진해 입체 보행로를 조성한다. 이중 공중보행교는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3층 높이의 보행교를 세운보행교로 부활한다.
서울시는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재생 프로그램 운영도 지원할 계획이다. 세운상가군 주민협의체, 문화예술인, 기술 장인, 사회적경제조직 등 자립적인 주민 조직으로 다시세운시민협의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상인과 기술자가 강사가 되는 시민대학과 청소년 기술 대안학교 운영, 수리협동조합 활성화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삼풍상가~진양상가~남산 순환로 구간에 대한 입체 보행축을 조성하기 위한 '2단계 구간 공공공간 조성' 국제공모를 통해 201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쇄·귀금속·조명 등 도심산업이 밀집한 2단계 구간과 세운상가군 주변 지역에 대한 산업재생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양병현 역사도심재생과장은 "세운상가군이 이번 재생을 통해 서울 도심 보행축을 사방으로 연결하고 제조업 기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처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도시재생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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