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무역업계는 운임공표제가 해상운임의 인위적 인상을 유도해 수출 경쟁력을 떨어트린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임공표제는 해양수산부가 선사의 해상운임을 해운종합정보시스템에 의무적으로 게재, 공표토록 하는 제도다. 기존 제도에서 공표운임의 변경기준 등을 개정하고 일부 품목 및 항만에 국한되던 적용범위를 대폭 확대해 작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1일 한국무역협회가 화주와 물류업체 1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운임공표제에 대해 알고 있는 곳은 83개사였으며 이들 중 수출지역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고 67개사(80.7%)가 응답했다. 특히 67개 업체 중 '운임공표제가 해상운임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대답한 업체가 53개사로 화주·물류업계는 당초 제도시행 취지가 왜곡됐다고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임공표제에 따른 해상운임 상승에 대해 수출업계는 '거래 선사 변경'(36.1%)이나 '수출가격 인상'(12.4%)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응책이 없다'는 업체도 26개나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83개 응답기업 중 41개사는 '동일 노선 선사들이 일괄적으로 동일 운임을 공표하고 있다'면서 담합 가능성을 제시했고, 32개사는 '국적선사 주도로 운임 인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운임공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65개사 중 34개 업체가 '선사 간 담합 등 불공정 행위 단속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공표운임 변동 허용폭 확대 등 제도 부분 수정'(18.5%), '제도의 전면 폐기'(18.5%), '과징금 조항 삭제 등 계도 위주 운영'(6.2%) 등이 뒤를 이었다.
김병훈 무역협회 신산업물류협력실장은 "운임공표제 시행 이후 수출업계는 일방적인 해상운임 상승 부담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제도 시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한 공표 시스템을 도입하고 화주-선사간 긴밀한 협력 채널 구축을 통한 선복량 조절 등 선?화주 상생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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