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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춘풍? 체감은 삭풍]냉탕 혹은 온탕…대선後 경제정책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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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우리 경제는 과연 온탕일까, 냉탕일까. 기업 실적과 부동산 시장은 고공행진 중인데 가계가 겪는 고통은 커지고 있다. 차기 대권을 누가 잡든 낙수효과(落水效果) 없는 경제성장세를 해결할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률은 4.3%,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로 이 둘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6.4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1분기(6.8) 이후 5년만의 최고치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통을 수치화한 것으로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해 구한다.


고학력 청년 실업률은 점차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1분기 대졸 실업자 수가 사상 최초로 50만명을 넘어섰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수도 350만명을 넘어섰다.

가계빚은 사상 최대 수준인 1344조원으로 증가했고, 이 중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고위험가구가 진 빚은 60조원이나 된다. 빚을 갚느라 소비할 여력이 줄어들면서, 민간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2.0%로 전년(2.5%)대비 역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가계가 고통에 짓눌리고 있음에도 경제 지표는 '성장'을 가르킨다. 기업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삼성전자를 포함해 코스피 37종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ㆍ석유화학 등 일부 부문이 수출 호조를 보이면서, 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2.6%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부동산 시장도 뜨겁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사상 최초로 6억원을 넘어섰고, 강남 아파트는 10억원을 넘어서며 서민들이 넘볼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3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기 시작했던 추가경정예산(추경)론도 이제는 자취를 감췄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편성을 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일부 대선후보가 올해 추경 편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실현 가능성은 낮은 건 이 때문이다. 대신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도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다. 연초 경기절벽과 고용한파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상반기 중 재정을 조기집행해 대응 중이다. 이미 1분기에만 재정의 31.7%를 쏟아부었다. 이는 하반기에 쓸 돈을 당겨 쓰는 것으로, 4분기가 되면 재정절벽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하반기 구체화될 신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어떤 정책을 펼지 미정인 만큼, 정부의 정책 변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이 남발하는 연평균 30조∼40조원 규모의 복지 공약은 향후 세출을 증가시켜 적자재정을 야기할 수도 있다. 지난해 세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기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세입으로 세출을 충당하기 어려울 경우 국채로 충당하거나, 결국 증세로 가는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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