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달 '공사 감리자 지정제' 본격 시행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앞으로 서울에서 30가구가 안 되는 분양용 다세대·연립·아파트 등 소규모 건축을 지을 때 건물 허가권자인 구청장이 공사 감리자를 직접 지정한다. 감리 업무의 객관성을 높이고 부실 시공·감리를 막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공사 감리자 지정제'를 본격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기존에는 건축주가 감리자를 선정해왔는데, 앞으로는 서울시가 공개모집해 구성한 공사 감리자 인력 풀(pool)에서 무작위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설계자를 감리자로 선정하다보니 감리자 본연의 역할보다는 건축주의 편의를 위해 부실 시공과 편법을 묵인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달 도심·서북권, 동북권, 동남권, 서남권 등 4개 권역별로 감리자 공개모집을 진행했다. 심사를 거쳐 1년간 업무정지 이상 행정처분을 받지 않은 건축사 등 법이 정한 자격을 갖춘 건축사 1615명을 최종 선발했다.
공사 감리자 지정제를 적용받는 건축물은 분양 목적의 30가구 미만 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과 건축주가 직접 시공하는 소규모 건축물 중 연면적 661㎡ 이하 주거용 건축물(단독주택 제외), 연면적 495㎡ 이하 일반건축물(비주거용)이다.
건축주가 이와 같은 소형 건축물을 지을 때 구청장(허가권자)이 권역별 공사 감리자 명부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감리자를 지정한다. 건축주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정된 감리자와 14일 이내 공사감리용역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감리자는 설계자가 작성한 설계도서대로 적정하게 시공되고 있는지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고, 공사기간 건축물의 품질과 안전관리 등에 대해 건축주와 시공사를 지도·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건축 이후 사용승인을 내리기 전 건축주가 법이 정한 적정한 감리비용을 지급했는지 해당 구청에서 확인하는 단계도 신설된다. 감리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고 부조리를 예방하기 위해 공사 감리자는 연 2회 의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의무교육을 받지 않을 경우 내년 공사감리자 모집 때 배제된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서울시건축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사 감리자 지정 및 명부관리 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감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도 상호 협의하기로 했다.
정유승 주택건축국장은 "앞으로 감리자가 건축주와의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 감리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부실 시공이나 감리를 예방, 결과적으로 건축물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규모 건축물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제도를 보완하고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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