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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민주주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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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민주주의의 길 김광진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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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ee of liberty must be refreshed from time to time with the blood of patriots and tyrants.


흔히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말로 번역되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입니다. 원문을 그대로 번역해보자면 '자유라는 나무는 반드시 애국자와 압재자의 피로서 새로워진다'는 말입니다. 얼마전까지는 이 잠언에서 말하는 '피'라는 것은 말 그대로의 유혈사태를 칭했지만 2017년 대한민국 촛불혁명을 통해서 이제는 국민의 저항과 헌신이라는 말의 상징적 표현이라 말할수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의아한 것은 원문에서는 자유라고 하는 말을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번역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헌법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중요한 가치로 보고 있지만 자유라는 사상과 민주주의라는 체제는 병립할 수는 있으나 치환할 수 있는 용어는 아님에도 말입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민주주의가 성숙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확인해보아야 할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은 '말할 자유'일 것입니다. 비단 30~40년 전만 하더라도 특정한 이야기를 하면 끌려가서 고문받고 탄압받고 심지어는 죽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시기 우리는 누군가를 반대한다고 해서 육체적 겁박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민주주의는 한 발 앞으로 온것이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어떤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남겼을 때 사람들이 나를 정치적으로 보지는 않을까? 취업을 하는데 감점요소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두려움만큼이 우리 사회의 미진한 민주주의의 한계이겠지요. 헐리우드의 배우가 시상식장에서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비난하는 수상소감을 하면 멋지게 받아들이면서 부산영화제에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영화조차 상영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는 이제 정상화 돼야 합니다.

새로운 말은 새로운 시대를 엽니다. 그렇기에 토머스 제퍼슨의 말처럼 희생이 따르는 것이지요.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지만 그 희생을 당연시하고 개인이 그 모든 것을 감당하도록 하는 것은 옳은 사회가 아닙니다. 언제까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말을 청년들에게 사회적 교훈이라 교육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나의 촛불은 미약하지만 그 촛불이 수 백 만개가 되면 현직 대통령도 파면시키는 큰 힘이 됩니다. 말할 자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목소리를 외치는 사람을 혼자 두어서는 안됩니다. 그 목소리를 묶어내고 키워내는 일을 위해 국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헌법은 노동자는 노동조합으로, 정치인은 정당으로, 시민들은 시민단체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등으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불편하고 또 불편한 제도입니다. 간혹 국회를 평가하면서 '효율성없다' '빨리 답을 내리지 못한다'며 비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다양한 민의를 수렴해야할 국회는 지도부 몇의 합의로 모든 의사를 결정하고, 수백만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법안을 심의하면서 빨리 빨리 답을 내리는 효율성과 결과주의를 지향해야할 기구가 아닙니다. 범주를 국회에서 대한민국으로 넓혀도 동일합니다. 노동자와 정치인이, 교사와 공무원이 그리고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그 작은 목소리들을 연대의 힘으로 키워나가면 세상이 조금은 시끄럽고 조금은 더디갈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모두 함께 앞으로 나가는 길이고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담고 있는 가장 편리한 제도라는 것을 말이지요.


김광진 전 국회의원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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