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2교대제 시행에 파업·특근감소 등 영향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대자동차 기술직의 연간 노동시간이 사상 처음으로 1800시간대에 진입했다. 노사가 심야노동으로 인한 각종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2013년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한 결과다. 2500시간이 넘었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700여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연간 2600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생산직이 500여명에 육박하고 3000시간 이상 근로자도 16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현대차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직의 연간 평균노동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1830시간으로 줄어들었다. 10년 전인 2007년 2527시간에서 2013년 주간연속 2교대제(8시간/9시간) 도입 첫해 2220시간으로 줄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2037시간, 2069시간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2016년 1월부터 근무형태가 1,2직 각각 8시간으로 변경하면서 2000시간 이하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지난해 1800시간대로 줄어든 원인으로 근무형태를 8시간/9시간에서 매일 2직 근무를 1시간씩 줄인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으며 여기에 파업시간과 휴일특근 감소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현대차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12년 만의 전면파업을 비롯해 모두 24차례 파업을 벌였다. 또한 12차례 주말 특근을 거부하는 등 노사분규에 따른 회사의 생산차질 규모의 누계가 14만2000여 대에 3조1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 단일 사업장의 근로손실 일수만 따져도 51만3605시간에 달했다. 과거 3년간 현대차의 근로손실 일수는 2013년 20만7125시간, 2014년 11만4000시간, 2015년 8만3383시간이었다.
노조는 그러나 현대차 평균노동시간이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인1766시간(2015년 기준)보다 높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2600시간 이상 근무하는 조합원은 울산에만 424명(전체 공장 483명)이며 3000시간 이상 근무하는 조합원은 153명(전체 공장 16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노조는 "장시간 노동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협정노동이나 용광로 관리, 전기, 도장, 소방 등의 특수한 업부특성으로 인한 경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건강권과 삶의 질 향상, 일자리창출을 위해 올해 단체교섭에서 완전한 8/8근무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업무특성에 따른 장시간 노동의 문제도 꾸준히 연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노동시간단축이 현실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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