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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5년 넘도록 경기침체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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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26년 최장기 연속 성장 기록에 접근…1980년대 이후 뼈를 깎는 개혁 덕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호주 경제를 떠받쳐온 광산업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호주는 2015~2016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까지 25년 연속 성장해 네덜란드의 26년 최장기 연속 성장 기록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까지 호주 광산업의 붐을 조성한 것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州)의 철광석과 퀸즐랜드주의 석탄이다. 게다가 중국 철강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호주의 광산업 붐에 기름을 끼얹었다. 호주의 광산업 투자가 절정에 이른 5년 전 투자 규모는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했다.

독립 이코노미스트로 호주 경제를 관찰해온 솔 에슬라케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 중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급성장과 산업화로 가장 큰 득을 본 나라가 호주"라고 말했다.


과거 호주 광산업에 붐이 일고 나면 거의 예외 없이 경기침체가 뒤따랐다. 가장 최근인 1980년대의 붐 이후도 마찬가지다. 규제가 심했던 경제 시스템이 붐을 이어가지 못한 탓이다.

호주 경제는 지난해 3분기 0.5% 역성장한 바 있다. 자칫 두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이른바 '기술적 경기침체(technical recession)'에 빠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성장률 1.1%로 돌아섰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올해와 내년 자국의 성장률이 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호주 경제가 광산업 붐 이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이후 뼈를 깎는 개혁 덕이라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진단했다.


오늘날 RBA는 정치권의 개입 없이 자체 판단에 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1983년 12월 변동환율제도 도입 이후 환율은 시장수급에 따라 움직인다.


광산업 붐이 시들해지자 RBA는 2011년 4.75%로 결정됐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5%로 내렸다. 호주달러 가치는 6년 전 최고치 1.10미국달러에서 현재 0.76미국달러로 떨어졌다.


그러자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의 경제가 다시 살아났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광산업 아닌 다른 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 규모가 2013년 이래 연평균 10% 늘었다. 빅토리아주의 인구증가율은 호주에서 가장 높다. 호주 안팎에서 이주민이 몰려드는 것이다.


광산업 붐 당시 높은 환율에 타격 받았던 현지 기업들의 수출 실적은 상당히 개선됐다.


호주 경제가 전보다 유연하게 움직이지만 앞의 걸림돌은 여전하다. 2013년 광산업 투자가 줄기 시작하자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의 부채는 치솟았다. 현재 호주의 실업률은 6.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 캔버라에 자리잡은 호주국립대학 경제학과의 보브 그레고리 교수는 "현재 호주가 길고 완만한 경기침체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급변은 없지만 해가 갈수록 조금씩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가 좀더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추락을 거듭하던 원자재 가격이 요즘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의 광산업계가 투자열기에 또 들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원자재 값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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