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끝난 트럼프노믹스…세계 증시 여파는?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증시 고평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뚜렷했던 미국발(發) 증시 훈풍이 잦아들면서 주요국 증시가 갑작스러운 조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한껏 고조됐던 재정확대, 감세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정책적 뒷받침이 결여된 증시 랠리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최근 200여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세계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본 순응답자는 34%를 기록, 17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81%의 응답자들이 미국 증시가 비싸다고 답했다. 반면 신흥국 증시의 경우 44%가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현재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기업 실적 약화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추정했다.
증시 비관론은 기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 증시 강세장을 전망한 개인 투자자 비중은 31%로 연초 46%에서 크게 감소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견실하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증시가 갑작스럽게 약세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시장 친화적 정책을 내놓는데 실패한다면 증시 비관론과 차익실현 움직임이 증폭되면서 예상보다 큰 폭의 조정 국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월가의 밀월이 끝난 것 같다"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장밋빛 증시 전망을 가진 것은 역설적으로 증시가 고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1년 반만에 최고치에 근접한 일본 증시는 엔화 강세가 부담이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 넘게 떨어지면서 달러당 111.68엔까지 올라섰다. 이 여파로 이날 일본 증시는 개장 초부터 수출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세다. 니케이225 지수는 오전 10시8분 현재 1.70% 하락한 1만9125.61을 기록중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외환 옵션 시장에서 엔고 전망이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허니문 효과 감퇴, 프랑스 대선으로 대표되는 유럽 정치 불안 등이 모두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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