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엔진 연소시험을 공개함에 따라 도발시점을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한다면 액체연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이 18일 공개한 엔진 장치에 터빈 펌프와 밸브 등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아직 고체연료는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ICBM 발사를 위해 액체연료를 사용한다면 연료주입부터 발사시점까지 일주일가량 소요된다.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될 확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날씨 등 외부 변수로 인해 1주일 내 발사하지 못하면 산화 등의 영향으로 연료를 새로 주입해야한다.
하지만 북한은 ICBM 발사가 노출되는 점을 감수하더라도 4월을 기준으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북한 내부적인 정치적 일정 때문이다. 북한은 내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11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13일) 5주년을 맞는다. 또한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태양절ㆍ15일)이 기다리고 있고, 인민군 창건 85주년(25일)도 준비해야한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한 후에 고체연료 사용을 주장할 수 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지난 2월 '북극성 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바 있다. ICBM 개발로 가기 위한 전 단계를 마쳤기 때문에 고체연료 개발을 정치적 일정에 맞춰 대내외적으로 표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위협수준에서 끝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은 천안함 피격사건이 벌어진 다음해인 2011년 1월에도 미중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화해 제스처를 보내왔고 2013년 6월 7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때는 돌연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ICBM 개발을 완성하려면 대기권 밖으로 나간 ICBM이 다시 대기권으로 들어올 때 필요한 재진입(re-entry) 기술, 핵탄두 소형화 등이 필요해 시험발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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