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체재' or '보완재'?
黃 지지하는 친박과 괴리감…확장성에 한계
黃의 표는 홍준표, 안희정, 안철수 순으로 분산
범보수 진영, 반기문 전 총장 이어 선두주자 잃어
향후 대선 구도의 열쇠는 자유한국당에…중립 후보 선출이 과제
'빅텐트' 펼치기 위해선 한국당 포괄한 연대가 필요충분조건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보수 진영의 대선 레이스가 출렁이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에 이어 다시 범보수 진영의 선두 주자가 자취를 감추면서 벌써부터 제3의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밝히면서 올 대선의 주요 변수는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정당·무소속 후보 간의 연대만 남게 됐다.
지금까지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정하는 순간 '반(反) 문재인' 기치를 내건 비패권세력의 합종연횡도 물을 건너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10% 안팎의 보수 진영 표가 잠식당하면서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한다는 얘기다.
반면 황 권한대행의 2선 후퇴로 범보수 진영은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됐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비패권지대 인사들이 "연대가 불가능하다"며 낙인을 찍었던 박근혜 정권의 인사가 유력 후보군에서 제외된 때문이다.
공은 자유한국당으로 넘어왔다. 친박(친박근혜) 색채를 벗지 못한 한국당 후보의 등장 여부에 따라 향후 대선 구도는 달라지게 된다. 친박 후보가 선출될 경우, '아웃사이더'처럼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 여지껏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강경 보수 지지층이 당 안팎에서 대선 완주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립성향의 비박(비박근혜) 의원 30여명이 잇따라 탈당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중립 성향의 인사가 후보가 되면 한국당과 범보수 진영은 각자도생을 벗어나 연대할 가능성이 커진다. 무게중심이 급속히 비민주당 쪽으로 쏠리면서 제3지대에서 빅텐트가 활짝 펴질 것이란 뜻이다. 다만 민주당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선출되고, 지지율이 압도적인 고공행진을 벌이지 않는다는 전제가 달렸다.
이런 가운데 황 권한대행의 '대체재'로 누가 낙점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 실시된 긴급 여론조사(리얼미터·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선 홍준표 경남지사가 황 권한대행의 지지표 가운데 32.4%를 가져가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희정 지사(14.9%), 안철수 전 대표(11.6%), 남경필 경기지사(8.0%) 등이 뒤를 이었다.
예상대로 홍 지사가 3.5%포인트 오른 7.1% 지지율로 보수 진영 선두로 뛰어올랐지만, 한국당 주류인 친박계와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지지율 반등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내에선 지금까지 안상수·원유철·조경태 의원 등 6명의 대선 후보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존재감이 미미한 만큼 제3의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보수 색채를 띤 김종인 전 대표와 호남 출신의 김황식 전 총리 등을 범보수진영의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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