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15일 전자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의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3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2월 임시회에서 한 차례 처리가 무산된 상법 개정안이 5월 조기대선 전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원내교섭단체 3당이 상법안 내용에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우 원내대표는 상법 개정안 처리에 다소 부정적인 한국당이 이번 주 내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바른정당 정책위원회도 이날 발표한 중점 추진 25개 법안에 상법 개정안을 포함시키고 3월 임시회 내 처리 의지를 밝혔다.
야 3당 합의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으로, 대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오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에는 ▲기업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 금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자투표제' 의무화 ▲모회사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이 담겼다.
다만, 야당이 추진해온 상법 개정안 내용 중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비롯해 근로자대표 추천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 결격 사유 강화 등 사외이사의 중립성과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은 과도하다고 판단해 제외됐다. 법안 공포 후 시행까지 유예기간도 민주당 안은 6개월인 반면, 오 의원 안은 1년으로 정했다.
앞서 상법 개정안은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의 충돌로 처리가 불발된 바 있다. 한국당은 야당이 제출한 법안뿐만 아니라 정갑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 안은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과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해 적대적 M&A나 경영권 침해를 막고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내용이다.
향후 법사위에서 오 의원 안과 정 의원 안을 병합 심사해 4당의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고수해 해당 법안을 안건조정위로 회부한다면 대선 전까지 처리가 힘들어진다. 3월 임시회 본회의는 오는 28, 30일에 예정돼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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