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권태신 전국경제연합회 상근부회장은 10일 "현재 전경련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해체안 등 여러 의견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상근부회장은 이날 전경련이 주최한 ‘전경련 역할 재정립과 혁신방향’토론회 자리에서 "자유시장경제 국가인 한국에서 기업들이 돈을 내 만든 단체를 없애는 건 사회주의 발상"이라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권 상근부회장은 또 "정경유착의 원인은 규제"라며 "모든 국제 경제 기구는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인식하고 있고 기업들은 살기 위해 해외로 다 나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권력이 세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행범이 아닌데 구속을 시키겠냐"며 "특검이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을 출금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사회자인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강원대 경제학과 교수)을 포함 권영준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 등이 참여해 현재 논의 중인 전경련 혁신안에 대해 의견을 내놨다.
가장 큰 쟁점은 혁신안 이전에 '전경련 존폐'에 관한 문제였다. 먼저 안 교수는 "정경유착의 원천은 정부권력이 너무 큰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전경련이 없어진다고 이 고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차라리 정부 권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근본 해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도 "전경련의 공과 과는 분명을 짚어야 한다"며 "한국 사회에서 반(反)기업정서, 반(反)대기업정서가 만연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영활동을 위해서는 전경련과 같은 민간조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경련 해체'가 곧 혁신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권 교수는 "전경련이 혁신안을 만들고 방향을 재정립하겠다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 이후 전경련이 기업윤리헌장을 선포하고 쇄신을 약속했고 이후 1997년 세풍사건, 2002년 차떼기 등 이후에도 기업 내 부패방지를 위 한 발표를 했지만 변한 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박교수는 "전경련이 해체된다고 정경유착이 근절되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싱크탱크 전환도 2011년 허창수 회장이 얘기한 것으로 또 다른 것을 만든다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중간에 한 방청객이 전경련 해체 등 비판을 이어간 일부 교수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등 잠시 소동이 일기도 했다. 전경련은 토론회 내용도 적극 참고해 이달 안으로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