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신천역, 잠실새내역으로
신촌역과 혼동 주민 잇단 민원
변경 후 한달만에 7000만원↑
잠실나루역도 개명 프리미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겨울철 비수기인데도 수천만원이 오른거 보면 아무래도 역명 개정이 영향을 미쳤나 싶기도 하네요. 실제로 잠실새내역(옛 신천역) 출구에 맞붙어 있는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역명 개정 민원을 넣기도 했고요." (잠실동 K공인중개업소)
부동산 침체기에도 지명 프리미엄은 통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이 '잠실새내역'으로 바뀌 후 인근 아파트 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곳은 수년 전부터 같은 2호선상에 있는 '신촌역'과 발음이 비슷한데다, 행정구역상 잠실동에 속한다는 이유로 역명을 개정해야 한다는 민원이 많았던 곳이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억4500만원에 거래됐던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 트리지움 전용 84㎡가 올 1월 11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달만에 65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잠실새내역과 맞붙어 있는 또 다른 단지인 잠실리센츠의 전용84㎡의 매매가격도 같은 기간 11억7500만원에서 12억5000만원으로 변동됐다. 작년 11·3 부동산 대책 후 전반적으로 아파트 매매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원래 이 인근에 있는 리센츠나 엘스, 트리지움은 모두 단지명에 '잠실'이라는 지명이 붙어 있었지만, 인접한 지하철역이 신천역이여서 아파트 이미지에 안좋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왔었다"면서 "역명 개정 후 평균 6000만~7000만원 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지명에 따른 집값 프리미엄은 이미 여러차례 증명됐다. 잠실새내역에 앞서 역명을 변경한 인근 잠실나루역은 지난 2010년 '성내역'에서 '잠실나루역'으로 개명했다. 개명 후 잠실나루역 1·2번 출구에 맞붙어 있는 파크리오 아파트의 경우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09년 파크리오 전용 84㎡의 경우 8억원 초반대에 거래됐으나 2010년 9억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역선호도가 높은 곳에 공급되는 아파트들의 경우 단지명에 지명을 넣는게 마케팅 기법 중 하나"라며 "실제 행정구역상 속하는 지역이 아니더라도 '신목동', '신반포' 등의 이름을 붙일 경우 좋은 분양성적으로 이어지는 등 지명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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