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반 백화점 매출 플러스 성장 돌아서
작년 하반기 탄핵정국 소비심리 급냉
사드 보복 15일 여행금지 시행…내수 직격탄 전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가 시작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도 중국발 쓰나미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소비절벽은 이달들어 소폭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중국 정부의 첫 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중국 여행객 감소가 본격화하면 소비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3월1~7일)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늘었고, 현대백화점도 2.3% 증가했다. 이는 백화점 업계가 지난 1~2월 매출이 뒷걸음을 치다 소폭 반등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2월 합산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2% 줄었고, 같은기간 현대백화점도 0.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탄핵 집회 등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3월 매출도 초반이라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94.1, 올해 1월 93.3, 2월 94.4 등으로 2월 들어 소폭 반등했지만, 3개월 연속 95를 밑돌며 경기위축을 나타냈다.
여기에 사드 후폭풍까지 몰아칠 경우 경기에 가장 민감한 백화점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반발해 이달 15일부터 한국 여행금지령을 내리면서 중국인 매출비중이 높은 면세점부터 직격탄을 맞겠지만, 피해는 백화점 업계에도 확산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성장 둔화가 시작된 백화점 업계에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했다. 특히 면세점이 들어선 백화점들은 요우커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업계에선 국내 매출 1위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품고있는 롯데백화점의 중국인 비중은 2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했다.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도 지난해 신세계면세점이 문을 열면서 8~12층까지 매장을 내줬지만 본점 매출은 줄어들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장수를 줄인 만큼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라며 “면세점 쇼핑을 하던 관광객들이 백화점으로 내려오는 효과를 본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 본점의 경우 면세점 입점 전까지 중국인 매출 비중 5% 안팎이었지만, 지난해 면세점 오픈 이후 10~12%까지 비중이 확대됐다.
이 때문에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까지 벌어진 1~3차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 대거 뛰어들면서 사활을 걸고 면세점 유치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무역센터점에 신규면세점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신세계도 강남점이 있는 센트럴시티에 2호점 특허를 받았다.
면세점 효과를 제외해도 백화점 업계의 중국인 의존도는 커지는 추세였다. 최근 중국인들이 개별 관광을 선호하면서 지난달 중국 설명절인 춘제기간(1월20일~31일) 백화점의 중국인 매출이 전반적으로 성장곡선을 그렸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춘절기간(1월31일~2월9일) 대비 16.5% 증가했고, 외국인 고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87%로 3%포인트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중국인 매출이 27% 늘었다. 특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싼커가 대폭 늘어나 싼커 매출이 70.3%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은 춘절 기간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82.5%나 늘었고, 강남점은 150% 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중국의 여행제한 조치가 본격 시행되는 이달 15일 전후로 중국인 매출감소를 직접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일 중국의 여행금지 조치로 한국 여행상품이 대부분이 사라졌고, 통상 중국의 행정조치가 보름가량 지나면 효과가 나타났던 만큼 15일 이후에는 정말 중국인 여행객을 찾아볼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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