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핵심 수사대상인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및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기면서 수사를 종료했다.
특검은 6일 오후 이같은 내용이 담긴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통령과 최순실에 대한 뇌물공여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와 공모해 이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작업 등 현안 해결에 대한 부정한 청탁 대가로 300억원 가량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특검은 판단했다.
또 박 대통령이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을 승진 임명하도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등에게 강요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에도 박 대통령이 개입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직원에 사직을 강요하는 등 관련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5년 5월 경 9473명에 달하는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로 인해 355건의 지원이 배제됐다. 또 지원배제와 관련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문체부 직원에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최 씨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과 공모한 점을 관련자 기소 당시 모두 적시한 상태다. 특검은 박 대통령에게 특정 문화·예술인 등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도록 강요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박 대통령의 혐의는 기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적용한 혐의(8가지)와 특검 적용 혐의(5가지)까지 총 13개가 됐다. 적용 범죄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수수 등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내용은 뇌물수수 등 사건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두갈래로 나뉘었으며, 특검은 이같은 내용을 주요 사건 수사 결과가 아닌 검찰 이관 사건으로 분류해 검찰의 추가 수사 및 기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검은 지난달 28일 수사가 종료되자 불소추 특권이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해 별도의 시한부 기소중지 등 조치 없이 피의자로 입건한 채 검찰로 사건을 이관했다. 검찰은 특수본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강제수사 가능성도 열려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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