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경상수지 52.8억달러 흑자 '59개월 연속'
서비스수지 적자폭 '사상 최대'…中 '사드 몽니'에 여행수지 전망 어두워
건설수지 흑자 10년만에 최저…중동 수주 회복 여부에 전망 좌우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중국의 '사드 몽니'에 서비스수지가 더욱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이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시키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을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 그간 내수를 견인해왔던 건설업의 불황으로 건설수지 흑자폭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5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에도 긍정적인 해석이 뒤따를 수 없는 배경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7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52억8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폭은 2개월째 줄었다. 서비스수지가 적자 폭을 사상 최대치로 키워가고 있는데다, 상품수지의 흑자 폭 역시 줄어들면서다
◆서비스수지 '사상 최대' 적자…中 '몽니'에 여행수지 전망 어두워=서비스수지의 적자폭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서비스수지는 33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18억4000만달러)보다 15억2000만달러나 적자 폭을 키운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여행수지 전망이다. 일단 지난 1월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12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8월(12억8000만달러 적자)이후 가장 컸다.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해외출국자 수 211만2337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다. 해외여행객의 지출액도 1년 새 863달러에서 899달러로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의 '사드발(發) 몽니'로 여행수지는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은 이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를 두고 한국관광을 전면 금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중국인 입국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전년대비 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전인 작년 1월(32.4%)의 약 4분의 1, 바로 전달인 12월(15.1%)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에 입국한 해외여행객 1인당 소비액도 1년 만에 1207달러에서 990달러로 줄었다.
박종열 한은 금융통계국 부장은 "사드 배치가 여행수지 등에 미칠 영향은 아직 지켜봐야한다"며 "과거 국내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명품 등 고가 제품을 구매했던 것과는 달리 저가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0년 만에 '최저 흑자'를 낸 건설수지 역시 서비스수지 적자 폭 확대에 기여했다. 1월 건설수지는 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2007년 2월(3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흑자 규모다. 유가 하락기를 거치면서 중동지역에서의 수주가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운송수지도 한진해운 사태 등 해운업 부진으로 인해 2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9월(2억4000만달러 적자)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또 일부 대기업에서 정보통신(IT)부문 특허권 기술사용료를 지출하면서 지식재산권 사용료도 5억1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국제 유가' 효과…상품수지 흑자 '믿어도 되나'=1월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78억1000만달러다. 이는 전년동월(81억9000만달러)보다 소폭 감소한 것이다. 수출과 수입 규모가 모두 늘어났지만 증가폭은 수입이 더 컸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441억1000만달러,, 수입은 362억9000만달러로 18.1%, 24.5% 증가했다. 수출은 3개월 연속 증가세다. 그간 수출보다 수입이 부진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키웠던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상승요인이 '국제유가'라는 데 주목하면서 내수로의 파생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재를 전보다 비싸게 들여와 단가를 높여 수출하고 있지만 물량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경기가 좋아지면서 국내 투자나 고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수출가격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얼마나 전가하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수출에서는 석유제품과 반도체가 증가폭을 키우는데 기여했다. 통관기준으로 석유제품은 전년동월 대비 66.3%, 반도체는 41.5%늘어났다. 화공품도 22.4% 증가했다. 수입은 원자재(29.1%)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그 중 원유(81.4%), 가스(28.7%) 등이 증가폭이 컸다.
지난해 급료ㆍ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10억9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배당수입이 줄면서 전년동월(12억3000만달러)에서 흑자폭이 줄어들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없이 주고받는 거래 차액을 가리키는 이전소득수지는 2억7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한편 금융계정은 43억5000만달러로 순자산이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가 일부 대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로 38억5000만달러 늘었다. 또 해외투자 역시 60억5000만 달러 증가하며 17개월 연속 증가했다. 보험 등 기관투자자들이 2014년 이후 해외 장기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입한 영향이다.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12억8000만달러 늘어 2개월 연속 유입됐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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