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티로봇 등 '금한령'에도 잇단 투자…로봇·엔터·화장품 등 분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금한령'(禁韓令ㆍ한류 금지령), 사드보복에도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에스티로봇은 전날 최대주주인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로부터 전환사채권 발행을 통해 40억원을 납입받았다. 오는 4월에는 디신통컨소시엄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50억원가량을 납입할 예정이다.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는 홍콩 상장사이자 중국 최대 휴대폰 유통 전문기업인 디신통의 관계사다. 2015년 3월 동부씨엔아이로부터 주식을 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디에스티로봇의 천징 대표는 디신통그룹의 부사장이다.
디에스티로봇 측은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투자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기자동차 연구개발ㆍ제조ㆍ판매사업, 자동차 관련 탁송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중국 자본이 한국에 직접 투입되는 사례가 드물었는데 이번에 중국 자금이 한국에 투자됐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책임경영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달 자금은 생산 설비 확충과 품질 경쟁력 확보에 사용될 계획"이라며 "최대주주와 디에스티로봇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서비스업 로봇의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투자하는 중국기업도 있다. 지난해 2월 상장사 넥스트아이를 인수한 중국의 미용전문기업 유미도 그룹은 지난해 11월 자회사를 통해 천안 소재 화장품 기업 뉴앤뉴에 7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뉴앤뉴는 중국 쑤저우(蘇州)시에 화장품 생산공장을 건설, 제품을 중국에 유통할 계획이다.
스포빌도 지난 3일 중국 아워게임과 투자계약을 체결, 올해 60억원을 투자 받기로 했다. 스포빌은 게임 등급 위원회의 스포츠 게임에 대한 허가를 받아 라이브 중계와 함께 스포츠 게임을 웹과 앱으로 서비스하는 업체다.
이밖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 영유아화장품 전문기업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전략적 제휴를 맺기 위해 한국 화장품 업체를 물색 중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 투자 건수는 증가세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2016년 기초 화장품 산업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기업이 국내 화장품 업체에 투자한 건수는 2012년 4건, 2013년 5건, 2014년 9건, 2015년 35건, 2016년 9월말 49건으로 늘었다.
중국 기업들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양적팽창을 하기 위해선 투자를 계속 해야 하는데 이에 좋은 타깃이 한국"이라며 "현재도 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안 좋지만 이게 오래 가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오기가 생각보다 어렵진 않고 홍콩 쪽을 통해 돈이 들어올 수도 있다"며 "기술과 생산을 교류하는 식으로도 전략적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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