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물랑~묻지마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이종길 기자]미래창조과학부가 입주해 있는 과천정부청사 5동 옆 야외 휴게소. 최근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나누는 주된 대화 주제는 "우리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다.
미래부는 차기 정부조직 개편 1순위로 꼽히면서 일손을 놓고 있다. 미래부 공무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차기 정부의 조직 개편 이후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에 쏠려 있는 것이다.
특히 유력한 대권 후보인 문제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공약으로 과학기술부 부활을 내걸면서 미래부 공무원은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 그러니 일이 손에 잡힐리 없다. 자기들 운명이 다급하다보니 업무는 올스톱됐다. 한 기업의 대관업무 담당자는 "미래부가 올 들어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속내는 '귀를 닫고 눈을 감은 채 그저 숨만 쉬고 있다'는 노골적인 불만인 것이다.
미래부의 올초 업무보고도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부분 지난해 연말 발표했던 지능정보산업발전방안과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짜집기 한 수준이었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과 같은 굵직한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해까지 최고 정책목표였던 창조경제 관련 사업은 올해 대폭 축소됐다.
최순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문화체육관광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 국과장급 31명에 달하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조치 이후 업무마비나 마찬가지다. 미르, K스포츠재단을 초고속 승인했던 문체부는 다른 단체의 재단 승인을 기약없이 미루고 있다. A 단체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제출했으나 문체부 관계자로부터 여전히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듣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 피해가 잇따르고 있으나 중국 베이징에 마련된 한국문화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연화진흥원 사무소는 별다른 대응도 못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사업자들의 하소연에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다. '아몰랑' 정부 때문에 기업들만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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