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집사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집사로 취직하는 사람이 늘었냐구요? 아닙니다. 바로 애묘인들을 말하는 겁니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은 자신을 흔히 '집사'라고 부릅니다. 고양이 특유의 도도한 매력 때문인데요. 애묘인들 사이에선 '고양이를 모시고 산다'라는 말은 일상적인 농담이죠.
아직 반려동물 중에서 개가 고양이보다 더 많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4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2012년 보다 63.7%(2015년 12월 기준)증가했다. 전국적으로 반려묘는 40만 마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민 5명 중 1명(21.8%)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증가와 함께 독립적인 고양이의 습성이 현대인의 생활패턴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다. 정기적으로 산책을 시킬 필요도 없고, 화장실도 혼자 해결하기 때문에 사람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직장인 이수영(32·가명)씨는 자취하기 시작하면서 반려묘를 키우게 됐다. 이씨는 "반려묘는 도도함이 매력이다. 하지만 키우다보면 애교를 피우기도 하는데 정말 귀엽다. 또 모래관리만 제대로 해주면 특별한 케어가 필요없어서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반려동물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반려동물 산업 시장이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반려묘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티몬)에 따르면 반려묘 용품 판매(지난해 3월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355%가 증가했다. 반려견 용품 판매 성장률 106%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SK플래닛 11번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반려묘 용품 매출 성장률이 79% (지난해 10월 기준)를 기록했다.
온라인 세상도 고양이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8월 대구에서 열린 IT 박람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앤드루 허먼 교수는 "2010년 인터넷에 고양이 이미지가 13억장, 하지만 2015년에는 데이터가 4배 증가해 65억장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250억회이며 영상당 평균 1만2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터넷 트래픽 15%가 고양이와 관련돼 있었다"고 소개했다. 허먼 교수는 "인터넷 사진과 영상 등 각종 데이터에 고양이가 개보다 더 우세하다는 점은 놀랍고 재미있는 점"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고양이의 독립적인 특성이 인터넷 환경에서도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딜런 에릭 위트코워 올드 도미니언 대학 교수는 "고양이는 리더십, 독립심, 냉정함, 거리감의 페이소스(연민을 자아내는 힘)를 가졌다"며 "강아지는 무조건 따르고 충직하지만 고양이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간과 거리감을 유지하는데 이런 고양이의 성향이 인터넷상의 인간-인간관계를 적절하게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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