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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면세점]한파 불어닥친 시장…이달부터 특허수수료 최대 20배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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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면세점 특허수수료율 인상 시행
올해 실적부터 반영돼 내년 초 부과 예정
중국 정부는 압박하고 시장 경쟁은 격화

[위기의 면세점]한파 불어닥친 시장…이달부터 특허수수료 최대 20배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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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파이는 쪼그라드는데, 나눠 먹을 머릿수만 많아지고 있습니다. 부자들(대기업)은 그나마 버텨도, 나머지는 굶어죽는 상황이 곧 올겁니다."

면세점 업계에 전례 없는 한파가 불어닥쳤다. 안으로는 규제 강화와 시장경쟁 심화, 밖으로는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 감소라는 악재가 겹치고 겹쳤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ㆍ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면서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한국행 관광ㆍ쇼핑 제한 등 물리적 압박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년간 잇딴 보세판매장(면세점) 특허 발급으로 시장 확장을 주도한 정부는 특허수수료를 최대 20배까지 올리는 방안을 이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심사위원회를 열고 관세법 제68조의2제1항에 따라 매출액의 0.05%를 부과하던 현행 보세판매장(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을 0.1~1%로 최대 20배까지 높이는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법제처의 조문심사를 거쳐 이르면 이달 초 공포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1월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내부 행정절차와 의견수렴을 거치면서 다소 시기가 늦어졌다"면서 "그러나 올해 영업실적이 집계된 후 내년 부터 개정안이 적용된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시기는 현실적으로 걷어지는 수수료 규모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교적 간단한 사안이기 때문에 조문심사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관보 게재 등 기타 행정절차를 거치면 이르면 2월 초께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월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 관련 인상 방침을 정하고 7월 세법개정안에 내용을 포함시켰으며, 12월9일 이를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특허 수수료는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연매출 2000억원 이하 면세점에는 0.1%, 2000억∼1조원 사이는 0.5%, 1조원 초과는 1%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현행 특허수수료는 매출액 기준 동일하게 0.05%를 부과하고 있다. 제도 개선으로 정부가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43억원에서 내년엔 394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금액의 절반을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출연한다.


업계에서는 반발하는 분위기다. 국내 면세점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면세점협회 측은 최악의 경우 행정소송까지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책은 기재부의 공식적인 개정안 공표 내용을 확인한 뒤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기존에 알려진 개정안에 대해서는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면세점 업체들의 매출이 조단위로 확대됐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고, 이익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용하지 않는다"면서 "관광기금 등을 통해 사회적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익환수는 '이익을 본 기업'에 한 해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허수수료 인상과 관련된 관세법 개정안이 이달부터 시행된다해도 당장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영업 실적, 즉 2017 회계연도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해 내년 상반기 내에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실제 인상된 수수료의 부과 시점까지는 다소 시간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해 행정소송(가처분신청)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도 대부분의 신규 면세점들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3.5% 성장한 12조275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두타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HDC신라면세점, SM면세점 등 신규면세점들은 모두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낸 바 있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올해는 구조적으로 지난해보다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돼 흑자전환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객은 줄어들고 경쟁자는 늘어나고 있어 적자폭을 줄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면세점에 대한 정부의 제도 개편 방향이나 방침이 시장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면서 "관광 경쟁력 제고나 송객수수료 제한 입법 등 한국 관광과 면세업계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정책개선은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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