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은 판매채널의 하나일 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유통업계 미래는 업태나 입지 선점이 아니라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근 수년간 업계가 모바일, 옴니채널 사업을 향하는 흐름을 보여 왔지만, 이 역시 판매 채널의 하나일 뿐 점차 브랜드 역량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7일 김태형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의 유통시장은 모바일 쇼핑이 아닌 브랜드가 핵심"이라면서 "기존 유통사업자의 특성은 이마트, 롯데, 현대, 신세계 등과 같은 브랜드 네임을 빼고는 대부분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태형 애널리스트는 모바일, 온라인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판매채널의 하나'로 봤다. 그는 "지난 수년간 국내외 거의 모든 유통업체들이 모바일쇼핑에서 채널확장을 시도했고, 그 결과 대부분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기존의 판매채널 외에 자체적으로 모바일샵을 갖거나 쿠팡,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선두그룹의 모바일쇼핑몰 플랫폼에 샵인샵으로 입점해 채널을 확보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럼 그들은 모두 모바일 쇼핑으로 분류돼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모바일 쇼핑은 워낙 새로운 기술이라 시장에서 업태라는 이름을 붙여 특별하게 취급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그 자체는 하나의 판매방식 또는 판매채널(경로)에 불과할 뿐, 업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바일쇼핑의 진화형으로 언급되는 옴니채널이나 O2O도 마찬가지"라면서 "기술이 특별해 특별하게 취급되는 것이지 결국 마케팅이나 서비스의 한 방법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답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김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TV홈쇼핑 등 기존에 어떤 업태였던지 간에 옴니채널, O2O기술 등으로 각 채널이 결합하고 제휴 돼 다들 비슷비슷한 기술과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적자나 흑자 여부, 단위당 매출의 차이 등은 모두 브랜드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3년 이마트가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의 부산 사상점을 인수해 이마트 사상점으로 재오픈하자, 월 평균 40억원 정도였던 매출이 재 오픈 첫 달 181억원까지 수직상승했다"면서 "매출의 차이는 결국 선점효과, 입지, 상품경쟁력, 마케팅 등 여러 답이 있을 수 있지만 한마디로 유통업체 브랜드의 차이"라고 역설했다.
'브랜드'에 대해서는 "브랜드력은 자체에 대한 선호도나 긍정적인 이미지일 수 있으며 그 원천은 차별화 된 상품, 품질이나 가격일 수도 있다"면서 "또한 오프라인 매장 입지, 모바일 쇼핑앱의 사용편의성 등 소비자 접근성, 서비스, 사은품, 포인트 등 복합적인 요소로 로열티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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