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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한(恨)의 정치, 언제까지?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정초부터 뜻밖의 정치의 계절이다.


늘 한겨울에 치르던 대통령 선거가 대학축제 있고 벚꽃 피는 시절에 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 한철 헌법재판소장 임기 만료 1월 31일까지 판결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재판관 8인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정미 재판관 임기만료 3월 13일 전 탄핵심판 인용결정이 된다면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한다. 이 경우 4월 말 5월초 대통령 선거 가능성이 크다.

독일과 세계를 2차 세계대전의 참화로 몰고 가 5,300만 명을 죽게 한 아돌프 히틀러는 1차 대전에 하사관으로 참전했다. 영국군 독가스 공격을 받아 부상을 당해 야전병원에 후송되고 시력을 잃은 상태에서 1918년 독일이 항복했다는 뉴스를 듣는다. 이 때 그는 극심한 심리적 공황상태 속에서 “독일을 구원하라”는 신의 계시를 들었다고 증언한다. 이 신비한 경험은 히틀러가 1945년 독일의 패전을 바라보며 권총자살로 삶을 마감할 때까지 마음 밑바닥에서 그를 지배한다. 정치 지도자의 심리형성 과정이 참혹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트라우마(Trauma)는 의학용어로 '외상(外傷)'을 뜻하고 심리학에서 '정신적 외상' 혹은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한다. 가장 큰 심리적 타격은 가족, 친지, 의지하고 사랑하던 사람의 갑작스럽고 불행한 죽음이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1979년 10월 26일 고(故)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과 2009년 5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을 손꼽을 수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파헤쳐지면서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심리와 정부운영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974년 급작스런 육영수 여사 피살과 10.26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심층심리에 각인된 트라우마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실제 동생 박 지만씨가 벌인 수차례 마약 기행(奇行)을 보면 정신적 외상의 깊이와 아픔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얼룩진 가족사를 통해 일그러져 인간관계가 2017년까지 왔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유인지 최태민 일가와 관계가 10.26 이후 강고하게 된 것도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로 알 수 있다.


1998년 정치에 입문한 후 19년의 박근혜식(式) 정치에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제의의식(祭儀儀式)과 한(恨)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다. 조그만 이견도 배신으로 간주하는 편협함, 문고리 3인방으로 대표되는 소통부재, 아버지가 신임한 김기춘씨의 비서실장 발탁과 70년대 식 공안 통치로 회귀, 문화계 블랙 리스트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과정에서 심리 심층의 짙은 그림자를 볼 수 있다.


한국 정치사에는 또 다른 정신적 외상,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있다.
때로 정치 지도자들은 한(恨)을 극복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치 리더도 생물학적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평범한 사람이다. 유권자들이 니체가 말한 초인(Ubermensch)이 새로운 신화를 가져오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한풀이의 올가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배재대학교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강 병 호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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