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수출부진과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지난달 고용보험에 가입된 제조업 피보험자 규모가 7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2월 고용보험에 가입된 상시근로자(일용직 제외)의 취업활동동향을 살펴본 결과 전체 피보험자 수는 1263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만1000명(2.4%) 증가했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월에 이어 세달 연속 20만명대의 낮은 수준이다.
특히 피보험자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의 경우 358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400명(-0.4%) 줄었다. 제조업 피보험자가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8000명) 이후 7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피보험자 증가폭은 지난 8월 9400명, 9월 7400명, 10월 5900명 등 4개월 연속 1만명에 못미치는 부진을 이어가다,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장기적인 저성장과 수출부진,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 현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감소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제조업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운송장비 제조업'은 수주량 급감 등 경기악화로 인해 3만1000명 줄었다. 제조업 내에서도 피보험자 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1만2600명)의 경우 2014년1월 이후 36개월 연속 마이너스행진이다. 반면 식품제조업(+1만2400명), 화학제품제조업(+9100명) 등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일부 유망업종의 꾸준한 피보험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조선, 전자통신, 철강 등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편이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기계장비, 금속가공제품 등 피보험자 증가폭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성장이 정체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6만1000명), 숙박음식(4만7000명), 전문과학기술업(3만5000명)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추세는 둔화되고 있다. 전체 피보험자 증가율은 숙박음식업(9.8%),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5.7%), 연구개발, 법무, 기술, 엔지니어링 등을 포함하는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4%) 순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50대 피보험자가 가장 많이 증가(5.7%)했다. 반면 30대 피보험자는 3만8000명(-1.1%) 줄었다. 성별로는 남성 피보험자가 11만2000명(1.5%), 여성 피보험자가 17만9000명(3.5%) 증가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24만1000명(2.7%) 늘어나는 등 중소사업체에서 피보험자 증가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6100명(-0.6%) 감소했다.
노동이동의 정도를 보여주는 피보험 자격 취득자는 52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만6000명(9.7%) 증가했다. 상실자는 56만2000명으로 3만6000명(6.7%) 늘었다. 경력취득자는 44만2000명으로 신규 취득자(8만1000명)의 5.5배에 달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피보험 자격 상실자는 연말, 연초에 많아지는 계절성을 보이고 있어, 1월 상실자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에서 실업 상태로의 이동 추이를 보여주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지난달 7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000명 줄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32만9000명으로 8000명 증가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은 3401억원으로 241억원 늘었다. 통상 연말에 계약 종료가 몰려있는 만큼 12월에 이어 올해 초에도 구직급여 신규신청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밖에 워크넷의 신규 구인인원은 25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5000명(10.8%) 증가했고, 신규 구직건수는 36만7000명으로 5000명(-1.3%) 줄었다.
구직의 어려운 정도를 보여주는 구인배수는 0.68로 전년동월(0.61) 대비 개선됐으나,여전히 구직이 어렵다는 평가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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