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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재계 세밑풍경] 특검 칼바람에 숨죽인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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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재계 세밑풍경] 특검 칼바람에 숨죽인 기업들 ▲지난달 8일 오후 6시 검찰 관계자들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압수수색 물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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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삼성·현대 등 기업들이 '최순실 게이트'로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은 물론 연례적으로 진행해온 각종 연말 연시 행사까지 미루고 있다. 검찰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어떤 변수가 생길 지 예상할 수 없어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 등 기업들은 사업계획수립 뿐 아니라 각종 연례 행사를 연기·중단한 상태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관련 단체·기관 압수수색을 이어가고 있어 압수수색·주요 경영진 검찰 소환 등 어떤 변수가 생길 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내년을 불과 4일 앞둔 현재까지 내년도 사업을 이끌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지 못한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소환 대상으로 올라와 있어서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후 임원 인사, 조직개편등을 진행하며 차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해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삼성이 사실상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삼성의 최대 악재이자 주요 해결 과제인 갤럭시노트7 소손·단종 사건 역시 매듭지어지지 못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갤럭시S8를 차질없이 출시하기 위해 연말까지 갤노트7 소손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었다.


연례 행사도 무기한 연기되거나 진행하지 못할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 지난 2004년부터 14년간 지속해온 'CEO 쪽방 봉사 활동'을 중단했다. 매년 12월 초에 진행되어온 그룹 주요 행사인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 12월 하순 경기도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해오던 사장단 워크숍도 개최가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그룹 신년 하례식도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사장단·임원 인사시기를 늦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정기 임원인사를 먼저 내고 1~2일 정도 뒤에 부장 이하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부장 이하 실무진 인사를 먼저 실시했다. 임원진 인사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선 내년도 계획, 나아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실무진 인사로는 당장 급한 실무 현안에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그룹의 연말 사회공헌활동도 지체된 상태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해에는 '희망 2016 나눔캠페인' 모금이 시작되는 첫날 1호로 기부금을 전달했지만 올해는 12월 말이 다 되도록 기탁 액수·일정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경엔 내년도 사업을 이끌어갈 사장단을 선임하는 등 조직개편을 모두 마무리 짓고 다음연도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올해는 최순실 게이트발 변수에 더욱 에너지를 쏟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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