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북한이 내년초에 기존 수준을 뛰어넘는 대량살상무기(WMD) 능력을 시현하는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아산정책연구원은 19일 발간한 '2017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기존 5차례의 핵실험보다 파괴력이 큰 핵폭발 실험, 핵과 탄도미사일을 결합한 고고도 핵폭발, EMP(전자기파) 효과 시현, 모의 탄두를 활용한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실험 등 과거와 차원이 다른 WMD 능력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시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내년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에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음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은 (WMD 능력 시현) 이후에는 '마이웨이'를 강조하면서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이라며 "평양의 입장에서 트럼프 신 행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추가 생산 중단) 및 핵활동 동결, 국제적 검증 수용"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행정부가 취한 수준보다 더 강경한 조치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억제력 강화를 위해 보다 공세적인 군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원은 "2016년은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는 가운데 불안과 불안정, 갈등이 일상화된 '뉴노멀'(new-normal)의 한해였다"며 "2017년 이런 '뉴노멀'을 탈출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새로운 균형점을 찾고 관계를 설정하는 '리셋'(Reset)이 시작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함재봉 연구원장은 트럼프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결정)는 "국제질서가 리셋되기 시작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들"이라며 "분명한 것은 트럼프가 미국에 보다 유리한 체제를 만들기 위해 리셋을 시도할 것이라는 사실이고 기존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을 가할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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