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약관 적정성 분석
할부 신용보험료, 보증보험료 둔갑 사례 파악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할부판매시 부과하는 할부수수료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이동통신3사에 휴대전화 할부판매 관련 약관 등을 요청, 약관 내용의 적정성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9월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지적한 사안으로, 당시 신 의원은 소비자가 휴대전화 할부대금을 갚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이동통신사가 가입해오던 '할부 신용보험료'를 소비자에게 '보증보험료'로 둔갑, 부당하게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할부 신용보험은 이동통신사가 통신서비스의 이용자와의 신용거래 위험을 담보하기 위해 보험의 계약당사자가 되어 가입하는 것으로, 할부 신용보험료의 지불 주체는 이동통신사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약관에 '휴대폰 할부신용보험'을 '보증보험료', '채권보전료' 등으로 칭하면서 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것처럼 영업을 해왔다는 주장이다. 이는 일종의 '불완전판매'라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휴대전화 할부구입이 허가된 지난 2000년 이후 지난 2009년까지 월 2.9%의 할부 보증보험료를, 2009년부터는 월 5.9~6.1%를 할부수수료를 받아왔다.
신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0~2016년 상반기까지 이동통신3사가 약 86조원에 이르는 휴대전화 할부대금에 대한 연체리스크 보전을 위해 약 3조1700억원의 보험료를 소비자에 전가했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2000년 당시 정보통신부가 휴대전화 할부판매를 허용하면서 지금까지 이통사들은 소비자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본인들이 내야할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해왔다"며 "계약내용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고, 소비자가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이는 약관법상 설명의무 위반이며, 그동안 지불했던 금액은 소급해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경제적 이득을 얻는 자가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게 시장경제 원칙"이라면서 "은행 대출이나 카드사 할부서비스도 이자율 향상, 지급보증 가입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비용을 부담한다"고 반박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할부수수료 건은 공정거래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연관된 문제"라며 "현재 이동통신사의 약관과 관련해 법리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