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절반 서울 수서역세권·제2판교테크노밸리 등 수도권에 풀려
올해 제주·서귀포 7%대 지가상승…거제·울산 '조선업 불황'에 하락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내년 토지시장은 7년 만에 최대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풀리면서 토지의 가격 상승이 계속될 전망이다. '11·3부동산 대책'이 주택시장에 집중되면서 갈 곳 잃은 유동자금도 토지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토지보상금은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9조원이 풀릴 예정이다. 현정부 들어 부동산 정책 방향이 주거복지로 선회하면서 토지보상금 규모는 과거 정부에 비해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토지보상금 규모가 커지는 건 부동산시장에 희소식이다.
보상금 절반은 서울 수서역세권, 제2판교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 임대주택 등 수도권에서 풀릴 예정이라 인근의 토지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또 장기간 진행되는 개발사업 특성상 올해 인기지역인 제주, 강원, 부산은 내년에도 투자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윤 부동산114책임연구원은 "토지시장은 풍부한 유동자금이 풀리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위축과 분양물량 감소로 안전자산인 토지로 투자수요가 유입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토지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중단됐던 개발사업의 재개로 전국적으로 지가가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는 2년 연속 7.06%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제주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는 7.48%로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3.51%)과 부산(3.02%)이 3% 이상 오르고, 대구(2.93%), 대전(2.56%), 서울(2.18%), 강원(2.13%) 등 7개 지역의 지가상승률이 전국 평균(1.97%) 보다 높았다.
제주를 제외한 시도지역에서 상승률 1위 지역을 살펴보면 부산은 해운대가 5.75%를 기록했다. 그 뒤로 '북항재개발' 사업으로 수혜를 받는 남구(3.66%)와 부산진구(3.44%)가 부산 토지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강원에서 지가상승률 1위는 원주(2.94%)다. 원주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동시에 조성되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내년 원주~강릉 복선전철 개통에 따른 접근성 개선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경기에서는 미군기지이전, 평택국제화도시, 삼성전자·LG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평택이 2.90% 상승했다.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 중인 중인 하남(2.61%), 남양주(2.40%), 의왕(2.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가 개발되는 강남(2.84%)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운동장까지 연결되는 개발사업으로 송파구도 2.36% 상승했다.
반면 경남 거제(-0.42%)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경남 거제 토지시장은 조선·중공업 불황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도 2008년(-0.59%)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0.3% 떨어졌다.
용도지역별 필지수 기준으로 전국 토지거래량(1~9월까지)은 217만 필지로 2015년 동기대비 5.21% 감소했다. 세종(-41.2%), 대구(-30.53%), 광주(-23.15%) 지역에서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반면 평창동계올림픽, 도로망 확충, 국책사업 등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이 진행되는 강원은 2015년 대비 18.92% 급증한 10만5095 필지가 거래됐다. 제주(5.57%), 경기(3.27%), 충북(3.19%), 인천(2.29%)도 토지거래량이 증가했다.
또 지난 10월까지 발표된 토지 평균 거래가격을 산출한 결과 서울은 3.3㎡당 1568만원으로 2015년 대비 179만원 올랐다. 인천은 복합리조트, 인천공항제2여객터미널 등의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거래평균 가격이 3.3㎡당 209만원 거래됐다. 2015년과 비교하면 26만원 오른 가격이다. 제주는 2015년 3.3㎡당 26만원 대비 10만원 오른 36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목별 토지 평균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주유소'가 3.3㎡당 381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토지활용도가 높은 '대지'가 261만원을 기록했다. '사적지' 253만원, '주차장' 242만원 순으로 거래가격이 높았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전(밭)'은 28만원, '답(논)'은 21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 '임야(산)'는 평균 6만원선에서 거래됐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