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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표결 D-Day]시민이 추진한 탄핵...'새로운 민주주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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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시민은 다시 역사의 주인공으로 세상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회 표결을 앞둔 이 순간까지 이 싸움을 이끌어 왔던 것은 정치 지도자나 사회 운동가가 아닌 시민이었다. 방관자가 아닌 주권자로서, 정치를 방임하지 않고 시민들은 직접 행동에 나섰다. 탄핵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대가 왔다.


현대 정치학에서는 그동안 민주주의 쇠퇴를 우려해왔다. 시민이 개인으로 파편화되고, 정치의 고객으로 전락했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한국은 이제껏 보지 못한 민주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시민들은 정치의 수단에서 탈피해 집단지성을 갖추고 스스로가 정치를 도구로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탄핵 표결 D-Day]시민이 추진한 탄핵...'새로운 민주주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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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정국을 보면 정치권으로 대표되는 여의도는 머뭇거리고 자중지란에 빠졌지만, 광화문 촛불로 상징되는 시민들이 정치권을 이끌어 나갔다. 언론 보도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의 명백한 증거를 확인한 뒤 시민들은 광화문을 무대 삼아 직접적인 의사 표현에 나섰다. 여론의 무서움은 10월28일 갤럽의 주간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불과 한 주 사이에 지지율이 8%포인트 떨어져 절대 무너지지 않아 콘크리트라고 불렸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30%대) 신화가 깨졌다.


박 대통령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11월2일 노무현정부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 내정자로 지명한 데 이어, 11월3일에는 김대중정부 비서실장을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11월4일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인간적 고통을 호소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한편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측근 관리의 실패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박 대통령은 잘 짜인 정국 대응에 정치권은 혼란에 빠졌지만, 시민들은 대통령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2%포인트 떨어져 5%(11월4일, 갤럽 주간 여론조사)를 기록했다. 주말 광장에는 전주(2만명)에 비해 10배 늘어난 20만명의 시민이 나섰다.

박 대통령은 11월8일 전격적으로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여야 추천 총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거국중립내각을 주장했던 야권은, 설마 받아들일까 했던 정국수습책을 대통령이 받아들이자 당황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지지층은 결집하지 않았고, 그 주 주말 광장에는 100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때 비로소 제도정치권은 광장에 깃발을 들고 참여했다.


혼란은 계속됐다. 11월14일 박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회담의 영수회담 제안과 취소 논란을 겪으면서 야권의 분열이 깊어졌다. 박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엘시티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를 지시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복귀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야권 수뇌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자신을 수사하던 검찰을 상대로 수사지시를 내리는 것을 보며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면서 '공포감'에 빠졌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질 것'이라는 비아냥을 무색하게 시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제3차 담화(11월29일) 이후에도 정치권은 동요했다.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은 흔들렸고, 탄핵안 발의를 두고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견을 보이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시민들은 탄핵 표결 시기를 늦출 것을 주장했던 국민의당과 비박계 의원들에 대해 직접적인 응징에 나섰다. 수만 통의 문자메시지가 정치인 휴대전화에 집중되는 등 시민의 의지가 직접 정치인에게 전달됐다. 광장에는 232만명(전국 기준)이라는 기록적인 인파가 몰렸다.


정치권은 모두 현재 시민들의 요구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으로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광장의 요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이제 정치권은 경제 사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비전과 실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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