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30일(현지시간) 뉴욕 주요 증시는 석유수출기구(OPEC)이 8년만에 감산에 합의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1.78포인트(0.01%) 상승한 1만9123.38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5.80포인트(-0.26%) 하락한 2198.86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6.24포인트(-1.05%) 떨어진 5323.68에 장을 종료했다. 중소기업들이 배치된 러셀 2000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다우에서는 OPEC의 감산 합의에 따라 에너지주가 급등하면서 신고가를 나타냈다. 캐터필러 등이 상승세를 견인했으며 트럼프 경제정책 효과에 따라 골드만 삭스, JP모건 체이스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S&P에서도 에너지주가 증시의 하락을 막았다.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도 5.1% 상승했다.
나스닥의 경우 아이쉐어스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ETF가 2.2%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증시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11월 베이지북에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기대 이하로 나타나면서 혼조세가 가중됐다.
Fed는 11월 미국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 증시를 이끌고 있는 '트럼프 랠리'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경제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방준비제도(Fed)는 30일 공개한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 10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12개 지역 중 7개 지역이 '완만한' 혹은 '보통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3개 지역은 약간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Fed는 "(경제) 전망은 대부분 긍정적이었고 6개 지역은 완만한 성장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특히 Fed는 일부 기업들이 미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했지만 12개 연준의 관할 지역 중 대부분의 지역이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베이지북은 Fed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2주 전에 발표된다. Fed는 다음 달 13~14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9%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21달러(9.3%) 급등한 49.44달러를 기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유가 마감가는 지난 10월27일 이후 5주 만에 최고이며 2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으로 나타났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배럴당 4.09달러(8.8%) 급등한 50.4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OPEC회원국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 하루 산유량을 120만배럴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OPEC이 감산에 합의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OPEC 3위 산유국인 이란은 경제 회복을 위해 제재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을 유지해야 한다며 하루 생산량을 397만5000배럴에서 동결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이라크가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며 370만7000배럴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알제리는 하루 평균 379만5000배럴 생산을 중재안으로 제시했고 양쪽이 수용하면서 최종 타결됐다.
OPEC이 합의에 도달하면서 비OPEC 산유국 중 1위 산유국인 러시아도 하루 30만배럴 감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OPEC의 일일 최대 총산유랑은 3250만배럴로 줄어들게 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6.90달러(1.4%) 내린 1173.90달러에 마감했다. 금가격은 이달 8% 하락해 2016년 이후 최대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금가격은 미국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내림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달러 지수는 0.6% 상승한 91.88을 기록했다. ICE 달러지수도 0.5% 오른 101.46을 기록했다. 미 달러 대비 엔화는 전날 112.38엔에서 이날 114.22로 상승했다. 지난 한 달간 엔화는 달러 대비 9% 가량 하락했다. 유로화는 1.6500달러에서 1.0600달러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3bp 상승한 2.365%를 나타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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