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도종환, 송기석 등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의원 열네 명이 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의 폐기를 주장했다.
이날 성명서를 통해 "박정희 치적을 강조하는 '박근혜교과서'이며, 대한민국의 임시정부 역사와 항일독립운동사를 축소시킨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라고 규정했다. 함께 밝혀진 집필진에도 대해서도 "현대사 집필진 일곱 명 중에 현대사 전공자가 없다. 네 명이 뉴라이트 계열인 '한국현대사학회'나 '교과서포럼'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남은 두 명도 교학서 교과서 찬성자거나 '5.16 군사혁명'을 주장한 사람들로, 역사관이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전 교학사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했을 뿐만 아니라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내용이 여전히 남아있다. 위안부 학살을 은폐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 공적을 과대 포장하고 과오를 축소시켰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무장독립운동 축소 등을 언급했다. "수립초기 임시정부의 활동에서 외교활동은 아홉 줄, 군사활동은 네 줄에 불과하며, 워싱턴 회의 대표단은 이승만 등 세 명을 기재한 반면 군사활동에는 단 한 명도 기술하지 않았다"고 했다. 4.3 항쟁에 대해서는 "사건 발발에 대한 배경의 거의 없이 마치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봉기가 사건의 주요 원인인 것처럼 기술했다"며 "희생자 규모, 역사적 의미, 진상규명 노력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공개 전부터 논란이 일었던 '대한민국 수립'에 대해서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단락제목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하고 건국과정에 대해 서술하면서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이 아닌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고 서술해 건국이라는 표현만 안 썼을 뿐, 사실상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규정했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을 위반하고, 대한민국을 일제 식민지 기간 동안 축적된 역량이 바탕이 돼 건국한 국가로 보는 식민지근대화론의 역사관을 반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과 독립유공자들의 역사적 의미와 공로는 축소되고 친일파를 건국공로자로 둔갑시키는 심각한 역사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박정희 정권에 대해서도 독재를 정당화하고 관련 혁명 공약, 경제 정책 등을 미화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교과서에 수록되지 않은 5.16군사 정변 주도세력의 '혁명 공약' 세부 내용과 군복을 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 누락,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설명 등을 거론하며 "더 이상 역사관에 대해 논쟁할 필요도 없다. 밀실에서 음습하게 추진해온 친일 독재 미화, 박정희 기념 국정 역사교과서는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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