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3월 출범 계획, 시의회 의원 부정적 여론 높아 "시민·안전 혜택 모호"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통합 논의안이 23일 찬성 74.4%로 가결됐다. 서울시는 이르면 내년 3월 통합된 공사를 출범할 계획이지만 이번 통합에 대해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부정적 여론이 많아 논의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처우 개선 희망…도철 찬성률 80% 넘어=지난 19일부터 진행된 양공사 3개 노조 찬반투표 결과 메트로 1노조(서울지하철)가 찬성률 68.2%, 메트로 2노조(메트로) 74.36%, 서울도시철도 노조 81.4%를 기록했다.
지하철 노조 측은 이번 통합 논의안이 통과된 이유에 대해 처우가 나아질 것이란 노조의 기대감과 승진에 대한 희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메트로 노조 조합원들에 배포된 협약서에 따르면 이번 통합으로 1인당 연 평균 약 210만원 임금이 인상된다.
또 통합 후 4년 간 단계적으로 인원을 줄이기로 해 인위적인 해고도 없다. 퇴직 인원을 내보내고 대신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두 회사가 우선은 별도로 인사를 내기로 했으며 교차 발령도 없다. 이로 인한 인건비 절감액의 45%는 안전 투자 재원으로 55%는 직원 처우 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자본금 21조5000억원 전국 공기업 최대 규모=만약 지하철 양 공사가 통합되면 자본금 21조5000억원, 직원 1만5000여명으로 전국 지방 공기업 중 최대 규모가 된다.
서울 지하철은 1981년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메트로가 생긴데 이어 1994년 5~8호선을 맡는 도시철도공사가 각각 설립됐다. 이후 지속된 적자와 유사업무에 따른 중복 인력 등의 문제로 양 공사를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14년 12월 양 공사를 통합한다는 서울시 발표 이후 지난 3월 잠정 합의안이 나왔었다. 당시 도철 노조 측은 찬성 71%로 가결했지만 메트로 측은 과반을 넘지 않아 논의가 중단됐었다.
◆통합에 따른 시민 혜택과 지하철 안전 개선 근거 부족=노조 투표라는 큰 산은 넘었지만 앞으로 공청회와 시의회 통과가 남아 있다. 이 과정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3월 통합 공사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 시의원들은 통합 공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형찬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3)은 "양 공사의 통합이 시민에 어떤 혜택이 있는지 또 안전에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추상적인 말이 아니라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현재로썬 노조원 임금 인상 외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어 "퇴직자들로 인한 자연 감쇄 인원으로 이익을 내기 위해서 신규 채용도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청년수당은 주면서 청년 일자리를 줄이는 것은 모순된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꼼꼼하게 검토하고 청년 취업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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