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신흥국, 인프라 투자 '급증'…수주액 13배까지 늘어
해외수주 규모 10년來 최저…"아시아만 수주 전망 '맑음'"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해외수주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아시아 신흥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저유가 기조에 중동의 오일머니는 말라가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프라 투자가 줄을 이으면서다.
12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에서의 수주액은 국가별 수주규모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싱가포르는 11일 기준 수주액이 27억238만 달러로 올해 총 수주액(232억5857만 달러)의 11%를 차지해 세 번째로 규모가 컸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의 수주액은 전체의 5% 수준으로 7위에 그쳤다. 이는 올해 싱가포르에서 고속도로와 지하철 노선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공발주가 이어진 영향이다. GS건설,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이 수주한 지하철 톰슨 이스트코스트 라인 공사, GS건설이 따낸 빌딩형 차량기지 T301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필리핀에서의 수주액은 15억2648만 달러 국가별 수주규모 4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9억1850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쳐 15위권에 머물렀지만 전력사용 규모가 최근 급증하면서 발전소 위주로 수주가 늘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응이손 화력발전소, 하노이 메트로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면서 총 해외수주액에 육박하는 44억9713만 달러를 기록했었다. 올해 수주액은 21억7064만 달러 작년의 절반수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된 인프라 공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수주규모가 1년전보다 13배 늘어난 15억2648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필리핀의 뒤를 이었다. 인도 또한 올해 5억9845만 달러의 수주액을 달성해 지난해보다 8배 넘게 늘었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지난해에 이어 아시아가 중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프라 관련 공사 발주가 계속 이어질 예정이어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주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동 국가에서의 수주액은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49억6068만 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던 쿠웨이트는 올해 33억1838만 달러에 그쳤다. 사우디는 35억9215만 달러에서 30억8328만 달러로 줄었다. 두 국가는 여전히 국가별 수주규모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올해 총 해외수주액은 11일 기준 232억5857만 달러로 10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글로벌영업담당은 "해외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신흥국에서 계속해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는 것이 거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중동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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