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미국 수주 실적 미미
"컨소시엄 구성 및 M&A 등 간접 진출 모색해야"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미국에 곧 1조달러(1100조원) 규모의 인프라 신시장이 열린다.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낙후된 도심과 고속도로, 교량, 터널, 공항, 학교, 병원 등의 건설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업계 입장에선 대규모 신시장이 생기는 셈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동안 미주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거의 없는 데다 미국 건설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의 한 대형 건설사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건설사가 미국에서 인프라 분야에 진출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며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의 미국 공사 수주는 '그림의 떡'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건설사의 최근 미국내 인프라 수주 실적은 전무하다. 올해 미국에서 진행한 공사는 11건인데 대부분 미국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여하는 우리기업의 홍보부스 설치공사였다.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970년 1월 미국 알래스카주정부가 발주한 협곡 교량공사를 수주했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70개 업체가 총 319건의 공사를 수행했다. 금액으로는 87억2331만달러 규모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금까지 미국 현지에서 총 64개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는 GS건설(4개)과 SK건설(2개), 대우건설(1개), 대림산업(1개) 등 10여개 법인만 남아있다.
트럼프가 후보시절부터 강조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공언한 것도 우리 기업이 진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인프라사업도 자국내 기업에게 몰아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을 위해선 현지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도 방법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미국 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 기업과의 컨소시엄 또는 M&A"라며 "미국 진출을 노린다면 이 같은 간접적 방식을 활용해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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