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에 朴대통령 떠나는 '문고리3인방'

1998년 보궐선거 당선 직후부터 동고동락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가신 3인방'으로 불려온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이 결국 '최순실 사태'의 후폭풍으로 18년 만에 박근혜 대통령의 곁을 떠나게 됐다.

이들 3인방의 거취는 청와대 내에서의 비중과 상징성으로 관심을 모았다. 박 대통령으로 통하는 길목에는 항상 이들 비서관이 버티고 있어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다.

이들은 지난 1998년 4월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측근에서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들 가운데 한명은 최근 "첫 출근날부터 밤샘작업을 했으며,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서 결국 여기까지 왔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3인방은 최순실 씨의 전 남편으로 당시 박 대통령의 개인 비서실장 역할을 하던 정윤회 씨가 보좌진으로 발탁했다는 게 정설이다.

정 비서관은 주로 연설문 작성과 정무기획을, 이 비서관은 내부살림을 맡았다. 안 비서관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주로 박 대통령을 수행했다. 여기에 주로 인터넷 분야를 담당했던 고(故) 이춘상 보좌관까지 모두 4명이 박 대통령의 핵심 가신그룹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 보좌관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사망해 3명만 남았다.

오랫동안 박 대통령과 동고동락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받은 탓에 세간에서는 어떤 청와대 참모들보다 큰 영향력을 바탕으로 '문고리 권력'을 휘둘렀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3인방의 영향력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2014년 11월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원조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가 3인방을 포함한 이른바 '십상시'라고 불리는 청와대 비서진 10명과 비밀회동을 갖고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불거지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3인방의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일었으나, 검찰 수사결과 이들에 대해선 별다른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거취 논란도 가라앉았다. 박 대통령은 "의혹만으로 내친다면 어느 누가 제 곁에서 일하겠냐"며 3인방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안 비서관은 지난해 1월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정씨의 전 부인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 각종 문건을 사전에 받아 수정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 비서관은 최씨의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몇몇 연설문의 최종 수정자로 지목되면서 연설문 유출 의혹에 휩싸였고 이 비서관은 유출 문제를 제대로 관리ㆍ감독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을 피해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