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당시 구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장이었던 임 지점장은 지난해 10월 최씨와 정씨가 공동 소유한 강원 평창군 소재 부동산을 담보로 보증서를 발급했다. 임씨가 지점장으로 부임한 시점은 불과 한 달 전인 9월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씨와 정씨는 당시 외환은행 독일법인을 통해 우리 돈 3억원에 이르는 유로화 대출을 제공받았다.
임 지점장은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당시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인물이다. 김 전 외환은행장은 KEB하나은행이 출범하기 직전까지 근무한 '마지막 KEB외환은행장'이다. 이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쳐 현재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임 지점장은 김 전 외환은행장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약 1년6개월간 근무한 뒤 지난해 9월 압구정중앙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그리고 곧바로 10월 정씨에게 논란이 된 대출 보증서를 발급, 최씨 모녀의 독일 자금유출을 도운 정황이다.
문제는 해당 보증서가 주로 수출입 기업이 이용하는 '보증신용장(LC)'라는 의혹이다. 이날 SBS보도에 따르면 임 지점장은 최씨 모녀의 평창 땅을 담보로 LC를 발행했는데, 개인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이 LC를 발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LC발급을 통해 외화대출을 받으면 해외송금 시 신고 의무가 없어 관련 외국환거래법을 피해갈 수 있다.
당시 독일에 머물렀던 최씨 모녀가 직접 현지에서 대출을 받아가는 과정에는 당시 외환은행 독일법인장이었던 이상화 현 KEB하나은행 글로벌2본부장이 도왔다는 의혹이 앞서 제기된 바 있다. 이 그룹장은 지난해 해당 작업을 진행한 뒤 올해 1월 삼성타운지점장으로 국내에 복귀, 연이어 2월 글로벌담당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독일에서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진 승진인 데다 기존 하나의 조직이었던 글로벌본부를 두 개로 쪼개 2본부장을 맡겼다는 점에서 '특혜승진' 의혹을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며 구체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다. 금융 당국은 해당 외화대출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감사에 착수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