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사물인터넷(Iot), 로봇, 바이오공학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내년 한해 동안 190억원을 투입한다. 또 정부통제형 훈련공급방식을 폐지하는 등 매년 2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도 질·성과 모두 저조하다고 비판받았던 기존 직업훈련 시스템을 원점에서 개편하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오전 개최된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직업능력개발훈련 제도개편(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번 대책은 저출산·고령화로 핵심노동인력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직업훈련 시스템도 개편돼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마련됐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시장과 산업의 수요를 발 빠르게 반영하고, 고성과·고품질 훈련 중심의 시장으로 개편하고, 특히 청년층이 선호하는 신산업 분야를 대폭 확대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충격의 완충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보고 내년 한해동안 190억원을 투입해 선도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폴리텍대학을 중심으로 매년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훈련과정을 새롭게 개발하고, 민간기관을 선도 훈련기관으로 지정해 집중 지원한다. 2017년에만 3개 과정을 신규개발하고 10개 과정을 신설할 방침이다.
114개 국가기간·전략산업 직종에도 4차 산업혁명의 변화 트렌드를 반영한다. 신산업으로 떠오른 Iot, 빅데이터, 핀테크, 스마트팜, 증강현실 관련 직종을 국기훈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기훈련에 포함되면 구직자 대상으로 장기간 훈련비가 전액지원된다. 최근 3년간 훈련이 없거나 성과가 저조했던 도금, 전기용접, 주조 등은 기존 국기훈련에서 제외, 계좌제 훈련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훈련수요 조사, 실적 등을 고려해 국기직종 개편안을 마련하고 매년 4분기 정기 협의회를 통해 개편하는 정비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래유망산업에 대해서는 매년 신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개발하고, 기술자격도 신설한다.
질과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기존 훈련 시스템은 전면 손질한다. 정부가 사전에 개설 훈련과정 수를 통제하는 중앙집권식 물량배정방식을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이 방식은 1995년 이후 20년 이상 유지돼 왔으나, 시장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신 인력수요가 있을 경우 훈련내용과 시설, 장비 등 기본 적합성만 확인해 별도 제한 없이 훈련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직업훈련 수강료를 정부지원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수강료 상한제도 내년부터 폐지된다. 일률적으로 적용됐던 훈련기준단가도 NCS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고급과정 개설 등이 활발히 이뤄져 훈련생의 선택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취업률 70% 이상인 훈련직종은 우수직종으로 분류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취업성과와 훈련비를 연계해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질 낮은 훈련기관이 정부지원비만 받는 일이 없게끔 성과가 저조한 훈련기관은 1년간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훈련 교·강사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개인실적 공개, 보수교육 의무제도 도입, 근로조건 개선 등도 추진한다.
21억원을 투입해 항만안전관리 등 6개 가상훈련 콘텐츠를 개발, 통합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비정규직, 중소기업 근로자, 퇴직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한 내일배움카드제 지원 규모를 8만명 가량 확대하고, 인구 대비 훈련과정 개설 비율이 낮은 강원도, 충청남도 등에 추가 훈련과정을 승인할 계획이다. 주말 훈련과정도 확대한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